세계 경제에 암운이 드리우면서 일본의 기업연금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주식비중을 낮추는 대신 신흥경제국의 부동산이나 헤지펀드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본 신용평가사인 R&I가 올 회계연도 상반기(2011년4월~9월) 130개 주요기업의 기업연금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5%에 머물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분기별로는 1ㆍ4분기(4월~6월) -0.1%의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2ㆍ4분기에는 -5%까지 떨어졌다. 신문은 "일본 기업연금의 주식투자 운용비중이 10년 전의 30%에서 현재 18%까지 떨어졌지만 주가 급락은 연금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연금은 이미 2006년부터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구멍 난 장부'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엔고 현상에 따른 환차손과 신흥국의 채권가격 하락까지 겹쳐 손실폭이 더 커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연금 적립부족액은 지난해말 9조엔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전체 일본 기업들의 연간 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신문은 지난 2000년부터 누적된 연금 부족액이 모두 18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기업들은 운용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마루베니상사 연금은 올 하반기부터 총자산의 7%를 신흥국 시장의 부동산과 헤지펀드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 주식비율이 20% 정도인 미쓰이상선은 해외 주식을 포함해 주식투자 비중을 1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으며 히타치전기 역시 내년까지 40%에 이르는 주식투자비율을 30%대로 하향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