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의 여파가 미술품 경매시장에까지 밀려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경매사인 소더비의 홍콩 경매에서 경매품의 40%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고 5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미술품 위주로 이뤄진 지난 3일부터 5일간 열린 이번 경매에서는 최근 미술계의 각광을 받아온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도 낙찰에 실패했다.
팡리쥔의 '1996, No.3'와 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가면' 시리즈가 970만달러에 팔려 중국 현대미술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정판즈의 작품도 낙찰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정판즈와 팡리쥔의 작품이 각각 380만 달러, 70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번 경매에 참가한 톈 씨는 "미국의 금융위기가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매 참여자들이 중국 미술품에 투자하길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홍콩 경매는 지난달 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처음 열린 미술품 경매로, 미술품 딜러들은 이번달 중 런던과 뉴욕에서 열릴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경매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소더비 측은 이번 홍콩 경매에서 총 판매액이 2억5,600만 달러로 지난해(2억 달러)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소더비 아시아의 케빈 칭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위기가 미술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경험적으로 봤을 때 금융시장보다는 미술품시장의 생존력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