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민간 우주여행사업

사흘만에 또 우주선 추락 사고… 안전 우려 더욱 커질듯

미국 민간업체의 무인 화물로켓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세계 최초 민간 우주항공사인 영국 버진걸래틱(Virgin Galactic)의 우주여행선이 시험비행 도중 추락하면서 민간 우주여행 사업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버진걸랙틱이 개발한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십투'가 미국 모하비 항공우주기지에서 시험비행 도중 폭발해 추락했다. 스페이스십투에 타고 있던 2명 중 부조종사는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주조종사는 기체를 탈출한 뒤 낙하산으로 지상에 내렸으나 심한 부상을 당했다.

영국의 괴짜 최고경영자(CEO)로 잘 알려진 리처드 브랜슨이 운영하는 버진그룹의 자회사인 버진걸랙틱은 1인당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을 받고 일반승객들을 우주로 실어나르는 우주관광 사업을 추진해온 업체다. 이 회사의 우주비행 계획은 승객 정원 6명의 우주여행선을 수송기에 실어 14㎞ 상공에 올려놓은 뒤 자체 동력을 가동해 성층권 밖 궤도(상공 100㎞)를 2시간 정도 돌고 귀환하는 것이었다. 애시턴 커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등 할리우드 톱스타와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등이 탑승자로 확정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 이후 민간 우주여행 중 출발선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은 버진걸랙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규제당국이 원인조사에 나서면서 사고 우주선을 대체할 비행체의 안전 허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페이스십투는 버진걸랙틱의 민간 우주여행선의 첫 기체가 될 예정이었다. CNN은 "이번 사고는 이미 예약한 700명은 물론 전 세계에 우주여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미국 민간 우주항공 업체인 오비털사이언스의 무인 우주화물선이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발사된 후 약 20초 만에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사고가 터지면서 민간 우주업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슨 회장은 사고 직후 블로그를 통해 "우주여행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1일 사고현장인 모하비 항공우주기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사업을 맹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며 "사고를 철저하게 분석해 배우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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