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장기화' 여부 주말이 고비

노조 장기전 태세속 조합원 이탈 늘어

철도 파업 이틀째를 맞아 철도노조가 산개투쟁으로 투쟁방식을 전환, 장기전에 대비하고 나섰다. 철도공사는 이에 맞서 노조원들에게 2일 오후 3시까지 복귀하라고 명령, 조합원들의 파업대오 이탈률이 이번 파업의 장기화 여부를 가늠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 지도부의 파업강행방침에도 불구하고 파업참가자들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어 이번 주말이 파업 장기화여부의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노조는 2일 새벽 공사와의 교섭이 결렬되자 이날 오전 10시30분을 기해 전 조합원에게 산개투쟁 명령을 내렸다. 전국 5개 거점에 집결, 농성을 벌여온 철도노조원들은 조별로 흩어지거나 장소를 옮겨 집회를 벌였다. 철도노조는 최종 교섭에 실패, 공권력 투입이 임박하자 조합원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개투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상수 철도노조 대변인은“현재로선 투쟁일정을 잡기보다 흩어진 조합원들의 연락망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며“5개 지역별로 상황에 맞게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날 체포영장이 떨어진 철도노조 지도부는 서울 영등포의 민주노총 사무실로 옮겨 장기투쟁에 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강행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오까지 파업참가 조합원의 14.0%인 1,846명이 업무에 복귀했다. 노동부측은 이번 파업의 명분이 약해 주말까지 복귀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6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해 벌어졌던 파업 당시에도 공권력 투입 이후 산개투쟁은 4일만에 중단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경우 철도 공공성강화, 해고자 복직 등 조합원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와 거리가 있는 사안들이어서 투쟁수위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철도공사는 이날 새벽 교섭결렬 이후‘더 이상 교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교섭재개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특히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파업은 극적 타협보다는 노조와 공사의 줄다리기를 지켜본 노조원들이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사태 장기화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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