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트렌드] 기업銀 PB등이 본 내년 투자전략

"주식 보단 채권비중 늘리고 골드뱅킹 유망"
코스피 1,700~1,800선 수준… 채권은 상대적으로 좋은수익 기대


기업은행 PB들과 계열사 직원들이 최근 내년도 투자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내년에는 채권이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갈 것으로 판단됩니다."(오영국 기업은행 PB고객부 팀장) "2010년에 코스피(KOSPI) 지수는 1,7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추가 상승은 하반기에 경제회복이 확실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류치영 기은SG자산운용 본부장) 지난 27일 기업은행 본점에서는 기업은행의 주요 프라이빗뱅커(PB)와 기은SG자산운용, 기은경제소 인력이 함께 모여 내년도 투자방향과 경제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의 투자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자산배분 전략을 짜기 위한 자리였다. 이달들어서는 PB 뿐만 아니라 기은SG자산운용의 본부장과 기은경제연구소의 박사도 참여해 거시 경제동향과 국내외 주식ㆍ채권 시장도 점검했다. 이들은 2010년에는 채권투자 비중을 늘리고, 주식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원자재 상품에 대한 투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금에 투자하는 골드뱅킹을 추천했다. ◆ 원자재등 투자, 변동성 커 신중을… 金은 값상승 여지 있어 주목할만 ◇ 주식시장 1,700대 유지할 듯 기은SG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 코스피 지수 전망을 1,700~1,800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께 경기반등의 형태에 따라 추가 상승할 여지는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일정 부분 코스피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환매를 하려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류치영 본부장은 "기업들이 최근 재고감소와 비용절감으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이 나아진 게 없다"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성장이 담보가 돼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 1,700선대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오영국 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오 팀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2,000까지 간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개인적으로는 1,700선 이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주식보다는 채권을 기업은행은 내년도 자산배분 전략으로 '채권(비중확대)>주식(비중축소)>정기예금' 순으로 잡을 것을 권했다. 채권은 연말까지 중기물이 강세를 보일 것이고 내년에도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민희 기업은행 마포지점 PB팀장은 "지금이라도 채권형 펀드 등에 미리 들어가 있는 게 좋다"고 했고 김성진 기업은행 구로동지점 PB팀장은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낮추면서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영국 팀장은 "내년에는 채권수익률이 주식에서 얻는 것보다 안정적일 것"이라며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비중을 줄이고 채권 부문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은영 기업은행 테헤란로 지점 PB팀장도 "현상황에서 펀드에 들어 내년에 주가지수가 1,800 이상 간다고 해도 수익률이 6~7%밖에 안 나오는데 리스크를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이 아니다"라며 "고객들에게 부분환매를 통해 비중을 줄이고 채권이나 예금을 늘리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원자재 투자는 신중하게 올해 관심을 끌었던 원자재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는 내년의 경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원자재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고 변동성이 심해 섣불리 투자에 나설 경우 손실을 입거나 별다른 재미를 못 볼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상빈 기업은행 PB고객부 과장은 "상품 투자는 해당 상품의 선물 거래에 따른 만기연장(롤오버)시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다"며 "변동성이 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숙 기업은행 영업부 PB팀장은 "일부 원자재펀드는 올해 정기예금보다 낮은 수익을 낸 경우도 있었다"며 "하루 이틀 사이에도 수익률이 크게 오르내리기 때문에 가입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치영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개인들이 원자재 상품에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며 "원자재 투자는 1년 이내의 단기투자로 해야 하고 손실을 보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는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는 원자재 상품에 대한 투자는 한 번 미뤄야 할 때"라며 "다만 곡물의 경우 아직 상승여력이 있어 투자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에 신중해야 하는 원자재와 달리 금에 대한 투자는 내년에도 괜찮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금에 대한 직접투자도 있지만 PB들은 은행서 편리하게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골드뱅킹을 추천했다. 조민희 팀장은 "내년에도 금가격은 달러화 약세와 투기수요 등으로 상승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금적립계좌를 통해 적립식이나 자유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추이를 보아가며 적절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