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익환 메트로 사장 상대 실시…市선 "편법" 반발 17개 광역의회 "인사청문회 제도화" 건의키로
입력 2010.09.20 15:59:12수정
2010.09.20 15:59:12
서울시의회가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지방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실시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20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오는 28일 김익환 신임 서울메트로 사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 사장의 경영철학, 경력 등 자질 검증을 벌이기로 했다. 기아차 부회장 출신인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임기 3년의 서울메트로 사장에 새로 임명됐다.
김명수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방공기업은 자산규모가 많게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등 시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지방자치단체장이 자기 사람을 심는 등 사유화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방공기업을 책임지는 사장이 적절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지방공기업 사장에 대한 임명권은 서울시장에게 있는 만큼 거부권 행사 등 시장의 인사권은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사검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는 인사청문회 직후 김 사장이 서울메트로 사장으로서 적임자인지 여부에 대한 시의원들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이번 인사청문회가 실질적인 자질 검증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행 지방자치법 등에는 지방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시의회가 김 신임 사장에 대한 신상정보 자료를 요구하더라도 서울시가 이에 응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국회의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병역, 재산, 위장전입 문제 등 도덕성에 대한 검증은 어렵겠지만 지방공기업 사장으로서의 경영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의회는 또 앞으로 새로 임명되는 서울시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지방공기업 사장 인사청문회에 대한 근거 법률이나 조례가 없는 상황에서 업무보고 기회로 인사검증을 하는 것은 법을 무시한 편법이며 시장에 대한 권한 침해"라며 "공무원 신분이 아닌 지방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현행 법체계와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시 의회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의회와 공조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공기업 사장을 임명할 때 인사청문회를 반드시 거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법이나 지방공기업법에 인사청문회 근거규정이 마련되면 병역, 재산 등 개인신상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게 된다. 경기도의회 등 민주당이 장악한 지방의회도 지방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의 한 시의회 의원은 "우선 행정자치부에 지방자치법 개정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회차원에서 법을 개정하도록 당에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