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한국GM '말리부(한국GM)', 르노삼성 'SM5' 등 각사를 대표하는 중형 및 준대형 세단이 모두 디젤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들 국산차들이 디젤 세단 시장에서 본격 경쟁을 펼치게 됨에 따라 수입차에 내줬던 디젤차 수요를 어느 정도 방어하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3일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의 2015년식 모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2015년형 그랜저는 디젤 모델이 추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디젤에 '싼타페'에 적용하고 있는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 6'에 부합하면서도 ℓ당 14㎞의 복합연비를 갖췄다.
그랜저 디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준대형 디젤 승용차라는 면에서 특히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강력한 동력성능과 합리적인 연비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저 디젤의 가격은 2.4 가솔린 기본형(3,024만원)보다는 비싸고 3.0 가솔린(3,361만~3,875만원)보다는 싼 3,254만~3,494만원으로 책정됐다.
르노삼성도 같은 날 중형 세단 SM5의 디젤 모델인 'SM5 D'의 사전계약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내달 출시될 SM5 D는 프랑스 르노의 1.5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적용해 ℓ당 16.5㎞의 연비를 실현했다. 엔진 다운사이징과 연비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뒀고 엔진과 변속기가 모두 유럽산 첨단 제품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격은 2,500만~2,700만원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그랜저 디젤과 SM5 D의 출시로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7', 'K5' 등만 디젤차를 내놓으면 거의 모든 국산 중형~준대형 세단이 디젤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이 중 K5 디젤은 이미 유럽에 수출하고 있어 언제든 국내 출시가 가능하고 K7은 그랜저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차여서 이 역시 언제든 디젤차 출시가 가능하다. 신형 쏘나타 역시 디젤 모델 개발을 마치고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산 디젤차가 잇따라 출시되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의 선호가 디젤차로 완전히 돌아섰기 때문이다. 앞서 3월 출시된 한국GM의 '말리부 디젤'은 한 달여만에 738대가 팔렸으며 계약만 3,000대에 달해 차를 받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수입차 시장이 디젤 천하였는데, 앞으로는 국산차 또한 디젤이 강세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아차는 역시 디젤차인 신형 '카니발'의 판매를 23일 개시했다. 9년 만에 새로운 디자인과 사양으로 돌아온 신형 카니발의 가격은 9인승 모델이 2,990만~3,630만원, 11인승 모델이 2,720만~3,5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