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는 지난 7월15일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어 한달 만에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온ㆍ오프라인 서점을 함께 집계하는 한국출판인회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무려 8주간 정상을 지키며 현재까지 80만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정글만리'는 작가가 20여년 전인 1990년대 초반 처음 중국을 방문한 이래 꾸준히 기획해온 작품으로 중국 전역을 답사하며 자료 조사를 마치고 올 들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3개월간 연재됐다. 인터넷 독자들에게도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같은 기간 1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문학전집과 함께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출시됐다.
이 책은 이미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을 무대로 한국ㆍ중국ㆍ일본ㆍ미국ㆍ프랑스 등 다섯 나라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경제전쟁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시(關係)' 없이 무엇도 할 수 없는 대륙에서 성공을 좇는 이들의 욕망과 암투가 중국식 자본주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더불어 단시간 내 이뤄낸 산업 성장이 가져온 공해 문제, 중국 특유의 '런타이둬(사람이 너무 많다는 뜻ㆍ人太多)' 이면에서 벌어지는 인명경시 세태, 생계를 위해 대도시에 왔지만 빈민으로 전락한 저소득 농민공들의 모습 등으로 급성장의 폐해를 드러낸다. 또 대형 사업 수주를 두고 경쟁하는 한국ㆍ일본ㆍ중국 비즈니스맨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과거사와 그 저변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까지 포착하고 있다.
조정래 작가는 대표작인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비롯해 '아리랑'ㆍ'한강'까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300만부라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 외에 주요 작품으로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恨), 그 그늘의 자리', 중편집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가 있다.
그의 작품은 영어ㆍ프랑스어ㆍ독일어ㆍ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출간됐고, ?제 중국어와 스웨덴어로도 번역작업 중이다. 또 영화와 만화는 물론,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