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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자유발언 세션에서 "북한은 남북 고위급대화 개최에 합의했지만 곧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휴전선에서 총격전이 일어나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다시 위협 받고 있다"며 "저는 북한이 이런 이중적인 면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갖고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1개국 원수와 행정수반이 모인 ASEM을 통해 북한이 제2차 고위급 접촉에 조속히 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에 ASEM 회원국들이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인권에 대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를 통해 밝혀진 북한의 인권상황은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사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핵과 인권 문제 해결에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SEM 회원국들이 한목소리로 북한에 핵과 인권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보여야 국제사회의 지원과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면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SEM을 마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마에 도착,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영빈관인 빌라 도리아 팜필리에서 회담을 갖고 한국의 정보통신(IT)과 이탈리아의 문화를 접목시켜 창조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으며 이 같은 비전과 의지를 담은 '한·이탈리아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한 이행을 재확인했고 경협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플랜으로 △생활산업 명품화 △첨단기술 협력 △교역·투자 확대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이탈리아 경제개발부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산업협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동연구개발, 기술이전, 패션·디자인 협력, 신재생에너지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실행력 제고를 위해 차관급위원회도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정부 차원의 MOU 2건, 민간 분야 15건 등 총 17건의 경제협력 관련 MOU를 맺었다.
우리의 IT와 이탈리아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패션·섬유·디자인 노하우를 접목시켜 우리 기업들이 생산하는 생활용품을 명품화하기로 했고 이를 통해 우리 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KOTRA와 이탈리아 장인기업협회가 MOU를 맺고 이탈리아 장수기업의 가계승계 노하우를 우리 기업과 공유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현재의 교역투자규모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무역대국 8위, 이탈리아는 9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양국 간 교역규모는 85억달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무역보험공사와 이탈리아 수출신용기관은 MOU를 체결하고 금융지원 협력에 기반해 제3국 해외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특히 SK텔레콤과 글로벌 완구회사인 지오치는 SK텔레콤이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개발한 교육용 로봇을 지오치를 통해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협력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크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교황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으며 국제평화와 화해를 위한 교황의 헌신적인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