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위해 화합·협력" - "조문 감사"이건희 삼성회장과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이 첫 단독 회동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정 회장이 30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소재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이 회장을 방문해 이뤄진 것이다.
이날 정 회장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에 대한 이 회장의 조문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이에대해 이 회장은 "우리 경제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친의 타계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애도의 뜻을 다시 전했다. 두 회장은 이어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서로 화합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협력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정 회장이 주요 인사들에게 답례 인사를 하는게 마땅하다"며 "이 회장의 방문도 이런 차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최근 삼성의 에쿠스 100대 구입으로 시작된 양측의 화합분위기를 감안할 때 그 의미가 큰 것으로 보고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도 "오랜 라이벌인 현대가와 삼성가의 총수가 만나는 것은 일종의 화해의식이며, 재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이에앞서 이날 오전 21개월만에 처음으로 전경련을 찾아 김각중 회장을 예방, 감사의 뜻을 전하고 50여분간 비공개속에 장례문제, 현대차의 경영, 경제전망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건설 문제는 시장원리대로 하고 (현대차는) 계열분리 원칙을 준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혀 현대건설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화내용과 관련,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정회장이 미국, 일본경제의 둔화에 우려를 표시한 뒤 자동차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또 현대건설 문제도 있는 만큼 대외활동은 당분간 자제하고, 부친의 탈상을 49제가 아니라 100일째에 실시한 뒤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감사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형욱기자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