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그림이 인물상이라고 한다. 결코 단순하다 할수 없는 예술가들이 사람의 얼굴을 형상화하면서 평범하게 그릴리가 없다. 뭔가 신기(神氣)가 들어간 얼굴을 누가 좋다고 사다 집안에 걸어둘 것인가. 인물은 조형화라는 단계를 거쳐 만들어졌다 해도 또 낯선 사람들의 얼굴이 아닌가.조각가 최종태(66)는 유독 인물상을 많이 맏들어낸 작가이다. 신에 대한 구도자적 자세로 얼굴을 빚어내니 약간은 모순이다. 원래 사람의 얼굴은 조물주의 영역이 아니던가. 때문에 그의 작품은 겸허한 자세를 견지한다. 낯설고 이상한 기운을 없앤 그의 얼굴은 종교적 냄새가 짙게 풍겨 나온다. 그의 인물상이 대중성을 획득하고 속된 말로 컬렉터들 사이에 인기의 대상이 된 것도 다그런 이유가 있어서이다.
종교적 감수성에 심취해서 단순한 얼굴을 빚어내는 최종태의 전시회가 「불혹(不惑)에서 이순(耳順)까지」라는 제목으로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8일까지 열린다.
최근작 100여점을 중심으로 출판물, 드로잉등 관련 자료 및 70~80년대 구작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파스텔화에서 목판화, 릴리프, 석조, 목조, 브론즈 입체작품등 대표작들이 거의 망라됐다.
조각가 최종태가 동심에 물든 마음과 신을 경배한 손을 갖고 빚어내는 작품은 미풍을 만들어낸다. 기운이 움직이면서도 정지화면을 연출하듯이 고적한 그의 조각작품은 예술이 기본적으로 노동의 산물이자 생명에 대한 경배임을 증명해준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데, 성스런 축복을 만들어내는데는 미소로 족했다. 최종태는 버리는 작가이지 무엇을 얻고자 하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경배하는 하나님 앞에 손과 마음을 바쳤는데, 그것이 결국 휴머니즘의 완성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용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