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도 외국인 손에 맡긴다.' LG전자가 23일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레지날드 불(사진) 부사장을 최고인사책임자(CH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우리 회사의 전체 임직원 8만여명 가운데 5만명 이상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불 부사장은 유니레버에서 쌓은 글로벌 인사 부문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적 자원 부문의 진정한 글로벌화를 리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 부사장이 있던 유니레버는 세계 각국에 100여개 법인과 24만명의 직원들 둔 소비재 분야 1위 기업으로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인 채용과 현지 중심의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를 영입해 세계 각 사업장에서 현지 우수인재 발굴과 리더십 개발 및 육성, 글로벌 인사제도 구축 등의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게 LG전자의 구상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불 부사장이 국가에 관계없이 LG의 경영이념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와 보상을 해 임직원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성과지향형 인사제도를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 부사장은 오는 7월부터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에 마련되는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동북아 지역대표였던 더모트 보든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내세웠다. 지난 1월에는 IBM 출신인 토머스 린튼을 최고구매책임자(CPO)로 스카우트했으며 3월에는 HP 미주지역 부사장 디디에 쉐네보를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로 영입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ㆍ백우현 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ㆍ정도현 부사장), 최고전략책임자(CSOㆍ공석)를 제외한 모든 최고책임자 자리에 외국인을 기용한 셈이다. 이는 남용 부회장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외국인 영입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