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의 데뷔전에서 희망을 부풀린 홍명보호가 두 번째 상대로 중국을 만난다. 이번 미션은 2010년 2월을 끝으로 봉인된 ‘공한증(恐韓症ㆍ한국에 대한 두려움)’을 3년5개월 만에 다시 불러내는 것이다.
홍명보 신임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4일 오후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중국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중국은 그 동안 한 수 아래의 상대로 여겨져 왔다. 지난 1978년 12월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상대해 2008년 2월 동아시안컵(중국)에서 3대2로 이길 때까지 30년 동안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당시까지 역대 전적은 15승11무. 공한증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하지만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일본)에서 허정무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중국에 0대3으로 대패했다. 32년간 중국을 울려온 공한증이 허무하게 날아가버린 것이다.
예년 같으면 싱거운 경기겠지만 이번 중국전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다. 중국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 임하는 자세는 그야말로 사생결단이다. 지난달 15일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1대5로 지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서 대책을 촉구할 정도로 대표팀의 경기력 회복이 14억 인구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과 일본, 호주의 경우 주요 해외파가 전부 빠진 2군에 가까운 전력이지만 중국은 자국 리그를 대표하는 자원을 총동원했다. 그 결과 지난 21일 일본과의 1차전에서 1대3으로 뒤지다 3대3 무승부로 끝내는 이변을 만들었다.
이판사판으로 나설 중국에 홍명보호는 시원한 골 폭죽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호주와의 1차전에서 종전과 다른 스피드와 패스를 선보이고도 0대0 무승부로 아쉬움을 남겼던 대표팀은 중국전이 첫 골과 첫 승의 무대다. 눈여겨볼 포지션은 왼쪽 날개다. 호주전에서 과감한 돌파와 경쾌한 슈팅으로 A매치 데뷔전을 화려하게 마무리한 윤일록(서울)이 주인공. 그는 2월부터 5월까지 중국 리그팀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혼자 책임지며 ‘중국킬러’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호주전과 마찬가지로 윤일록과 고요한(서울)을 좌우 날개로 출격시킬 계획이고 원톱 선발카드 역시 김동섭(성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