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수도권은 전체인구의 46.7%가 몰려있는 초 집중현상을 보인다. 또한 정부ㆍ민간의 중추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됨으로써 이에 따른 인력 및 하위 관리기능이 연쇄적으로 수도권에 집결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경제력 격차는 갈수록 커진다. 수도권의 조세수입은 전체의 70.9%이며 금융거래는 66.8%를 점유, 돈의 흐름이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도 나쁘다. 지난해 평가기관 머서사가 환경 등의 삶의 질을 토대로 측정한 결과를 보면 환경이 좋은 스위스의 취리히, 제네바, 베른은 10위권에 올랐지만 서울은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수도권 집중은 산업화 특히 제조업의 수도권 편중이 주원인이다. 최근 생산자서비스업의 수도권 집중은 새로운 수도권 흡인력이 되고 있다. 신도시 건설도 수도권 집중의 배경이다. 지난 90년 이후 서울 사람들이 분당 등 5개 신도시에 매년 70%를 상회하는 비율로 전입했다. 이것은 5개 신도시가 서울인구를 유인하고 서울에서 신도시로 빠져나간 자리에 수도권 또는 비수도권으로부터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는 주택여과과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수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0년 이후 억제, 분산, 수용, 확대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정책은 국가의 총량적 경제력을 높였지만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 시키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양분했다. 더욱이 준농림지를 풀어 수도권은 난개발의 몸살을 앓았다.
과연 수도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결책은 있다. 이른바 삼분정책을 실현하면 가능하다. 비수도권으로 권력을 이전하는 분권과, 돈ㆍ기능ㆍ사람을 옮기는 분산,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자의 기능을 분담해서 수행하는 분업이 그것이다.
삼분정책은 다음의 세 가지 정책에서 그 실체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중앙행정부처 산하기관의 이전이다. 행정, 입법, 사법의 중추기능을 옮기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그러나 부속기관 및 정부투자련藪П璲?등 산하기관은 노무현 정부의 5년 동안 충분히 이전할 수 있다. 산하기관은 공공기관의 성격과 지역특성에 맞춰 옮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산하기관 중 농업기능이 특화 된 광주전남지역에 농림기관을, 대덕과학단지 인근에 과학기술기관을, 아산에 건설교통기관을,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보건사회기관을, 부산에 해양수산기관을, 대구에 산업자원기관을 이전할 수 있다. 산하기관이 이전할 때 관련업체를 함께 옮겨야 분산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수도권 소재 600여개 산하기관에 각 기관별로 500명 정도가 근무하고 가족수를 평균 4인으로 추산하면 비수도권으로 산하기관이 이전할 경우 100만명 이상의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산하기관 이전지역에서 고교평준화를 해제하고 자립형 사립고를 만드는 등의 교육여건을 개선하면 지방이전이 촉진된다.
둘째 지역균형화 정책의 추진이다. 지역균형발전은 강력한 지역분권화 관련법이 받쳐주어야 한다.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 자치권을 확대하는 `지방분권법`과 `지역균형발전법`, 그리고 지방대학을 키우는 `지방대학육성지원법`등을 제정해 비수도권이 자력갱생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나아가 세원의 지방이양, 인재의 지방할당, 균형선도도시의 건설 등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수도권 지역기능을 바꿔야 한다. 반드시 수도권에서 수행해야 할 기능들, 예를 들어 물류, 금융, IT, 국제화 기능 등은 수도권에서 담당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기능은 과감히 비수도권으로 이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시작한 탈공업화 현상은 경기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아직도 제조업이 우세하다. 경기도는 중소기업과 영세기업, 그리고 미등록공장이 많다. 특히 미등록공장은 난개발과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영세공장과 미등록공장은 대단위화 해서 `계획입지`시켜야 한다. 특히 경기도의 제조업 기능은 비수도권으로 이전시켜 수도권도 살고 비수도권도 사는 상생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권용우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대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