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히딩크 호주대표팀 감독이 23일(한국시간) 독일월드컵 F조 조별리그 호주-크로아티아전이 끝난 뒤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해리 큐얼을 격려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슈투트가르트=AP연합뉴스 |
|
‘히딩크 마법’의 끝은 어디일까.
거스 히딩크(60) 감독이 멈추지 않는 마법으로 호주를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올려놨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F조 조별리그 호주-크로아티아 경기는 그의 신기에 가까운 감독으로서의 능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무대였다.
호주는 이날 경기 시작 2분만에 선취골을 내주는 등 1대2로 끌려가다 후반 34분 해리 큐얼(28ㆍ리버풀)의 극적인 골로 2대2로 비기면서 조별리그 성적 1승1무1패로 사상 처음 16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히딩크 리더십’은 지난해 7월 그가 호주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면서 다시 각광받았다. 그는 포용력과 카리스마, 강한 승부욕으로 단 1년만에 호주를 끈질긴 팀으로 바꿔놨다. 호주팀 대부분은 프리미어리그 등에서 활약중인 뛰어난 선수들이지만 그동안 목표의식과 조직력이 떨어져 강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월드컵 경험이 없던 호주가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뒷심을 과시하는 것은 적시와 적소에 선수를 기용하는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과 더불어 선수들의 강해진 정신력이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히딩크 마법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만일 호주가 4강에 진출한다면 98년 네덜란드, 2002년 한국에 이어 3대륙 팀을 월드컵 4강에 진출시키는 위업을 이루게 된다.
조별리그 통과에 이어 위업 달성으로 가는 두번째 관문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의 16강전(27일 0시). 공교롭게도 이탈리아는 4년 전 히딩크 감독이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16강전에서 2대1로 격침시켰던 상대다. 당시 히딩크는 후반 공격수만 5명을 두는 깜짝 용병술로 기적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당시에 대해 아직도 이런 저런 뒷소리를 남기고 있는 이탈리아를 잠 재우고 그가 또 다시 독일월드컵에서도 기적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