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시장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탁구조의 단기화와 채권형 펀드로의 편중 현상이 외환위기 직후보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년 새 3분의1로 줄었다.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을 위한 과제’ 보고서를 통해 “지난 6월 말 현재 전체 펀드 설정액은 198조7,000억원으로 지난 99년 대우채 사태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산운용사의 수탁액 단기화는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다. 99~2001년 30%대를 기록했던 단기 수탁액의 비중은 지난달 말에는 55.3%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자금운용이 지나치게 채권형 펀드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현재 주식형 펀드 비중은 전체의 5%에 불과해 미국의 54% 및 일본의 67%와 큰 격차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적립식 펀드 투자 등의 붐이 일고는 있지만 여전히 자산운용사들의 법인자금 비중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등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여전히 낮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규모 펀드의 난립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펀드 수는 6,636개(2004년 말)로 세계 3위 규모지만 평균 펀드규모는 2,670만달러로 미국과 일본의 평균에 비해 각각 38분의1, 6분의1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업은 이 같은 한계로 인해 수익성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2001년 14.7%이던 ROE는 2004년 말 기준 5.5%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박 연구위원은 “평균 운용보수율의 지속적인 하락과 운용보수율이 낮은 MMF, 채권형 위주 수탁구조 등으로 인해 자산운용시장이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유사한 영업행태를 보이며 난립 중인 운용회사들이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화ㆍ전문화하거나 혹은 퇴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하다”면서 “이를 위해 펀드규모를 대형화하기 위한 정책적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