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신도시 주변 개발 좌초위기 '울상'

롯데 97만평 대기업타운 조성사업등 물거품될판
지자체·민간기업 "법적소송 불사" 논란 확산 조짐


‘신도시 하나에 멈춰버린 개발.’ 정부의 동탄2 신도시 개발로 주변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개발계획이 잇따라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다. 신도시 예정지역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고 인근 지역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추진하던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해당 기업과 지자체는 법적 소송까지 벌이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21일 오산시에 따르면 동탄2 신도시 예정지 남측 부산동 일대에서 롯데건설 등 업체들이 추진하던 97만평 규모의 대기업타운 조성사업의 경우 동탄2 신도시 개발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업체들은 이곳에 물류센터ㆍ주상복합ㆍ쇼핑몰ㆍ첨단산업단지ㆍ컨벤션센터 등의 복합단지와 아파트 2,326가구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가 이 일대를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묶어 오산시 전체의 개발사업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건교부가 투기와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개발을 제한한 지역 대부분이 오산시의 ‘2020년 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부고속도로 직선화와 오산IC 이동을 검토하던 오산시의 계획도 함께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의 이 같은 방침에 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5일 국토의 균형발전과 시의 독자적인 도시개발을 저해하는 신도시 인접지역 개발제한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건교부에 제출했고 14일부터는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20일 경기도의회도 나서 개발행위허가 제한을 철회하라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오산시의 한 관계자는 “‘2020년 도시기본계획’은 단순히 시의 발전 방향을 담은 것이 아니라 시 전체가 발전하느냐 도태하느냐의 중요한 문제”라며 “정부가 신도시 개발만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시도 남사면 일대를 실버타운ㆍ전원주택 등이 포함된 신도시로 만들 예정이지만 동탄2 신도시 경계에서 2㎞밖에 떨어지지 않아 현행대로라면 개발이 불가능하다. 용인시에서는 “화성시(동탄) 토지를 개발하면서 용인 지역 개발이 제한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최근 건교부에 용인을 개발제한구역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건의했다. 시의 개발계획뿐만 아니라 민간업체의 사업도 올스톱 상태다. 한 대형 건설업체는 부산동 일대에 시행사와 손잡고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다가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아직 땅 매입작업이 초기이긴 하지만 막대한 금융비용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제한이 풀릴 때까지 이자를 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하기도 힘들다”며 “건교부가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탄2 신도시 내에는 CI그룹이 물류기지를 추진하기 위해 외자를 유치하고 볼보트럭코리아가 본사 사옥을 짓는 등 투자도 진행했지만 모두 신도시로 수용될 상황이다. 건교부에선 ‘대체 용지’로 옮기도록 유도하겠다지만 손실 보상에 따른 목소리가 높아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동탄2 신도시 인근의 골프장 시설에 대해서는 보상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신도시에서 제외한 바 있어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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