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변신 끝이 없다/정보통신 대격변

◎알약형 컴퓨터에서 인공지능 PC까지/성능·용도 각양각색/인간과 컴퓨터의 결합/“생체컴퓨터” 도전컴퓨터 변신의 끝은 어디일까. 손바닥 만한 휴대형 PC, 오디오 형태의 콤포넌트 PC, 인터넷 전용 웹스테이션, 네트워크 컴퓨터(NC) 등 다양한 컴퓨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양과 색상은 물론 성능과 용도도 천차만별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 전형적인 PC의 모습은 부품의 경박단소와 통합으로 점점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로보트와 흡사한 인공지능의 PC가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착용형 컴퓨터쇼」에 「입는 컴퓨터」가 등장했다. 머리에 헬멧 모양의 모니터 장비를 뒤집어 쓰고 노트북보다 작은 컴퓨터 본체와 입력장치는 각각 어깨와 오른쪽 팔뚝에 맨다. 전자우편은 인터넷 무선통신을 통해 본체에 수신되고 오른쪽 눈앞에 있는 「프라이비트 아이」라는 초소형 모니터를 통해 검색한다. 21세기 컴퓨터를 상상하게 해주는 미군의 차세대 초소형 컴퓨터도 소개됐다. 육군은 훈련병의 체온 이상을 감지해 군의관의 메인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주는 「알약형 컴퓨터」를 내놓았다. 또 전도성 섬유와 컴퓨터칩을 연결한 직물형 컴퓨터 「센세이트 라인」을 선보였다. 센세이트 라인은 병사의 몸에서 발산되는 체액을 분석, 그가 처해있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공군은 전투기의 설계도와 안내도가 내장돼 있는 「헬멧형 컴퓨터」를 선보였다. 21세기형 컴퓨터는 인종과 국가간의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하는 도구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과의 대화내용을 바로 통역해 주는 컴퓨터가 개발되고 있다. 이를 위해 IBM·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완벽한 통역 프로그램을 개발하느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BM은 음성인식 능력을 지닌 운영체제 「OS/2 워프 4.0」을 이미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음성인식, 합성, 번역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간의 몸과 컴퓨터가 통합된 생체컴퓨터도 나온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화공학자들은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생명체와 실리콘 기반의 컴퓨터를 결합시키는데 유용한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IBM이 개발한 일상적인 신체접촉을 통해 데이터를 교환하는 새로운 정보통신 시스템인 「개인정보통신망」(PAN)과 함께 생체컴퓨터의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학자들은 머지 않은 장래에 초소형 컴퓨터칩을 인간의 몸속에 삽입해 신용카드는 물론 여권, 운전면허증 등 각종 개인기록의 기능을 수행하고 궁극적으로 두뇌를 중앙처리장치(CPU)로 이용해 인간의 지적능력을 활용하는 컴퓨터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간의 홍채를 이용해 개인을 암호화하는 컴퓨터 등이 현실로 등장할 전망이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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