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위헌 파장 미미..수면 아래 관망

증시 제한적 영향..외환·채권시장 '아직은…'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관련 위헌 결정 이튿날인 22일 금융시장은 수면 아래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수면 아래'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고 증시는 건설업종을비롯한 일부 업종만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진단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위헌 증시 충격 미미..중국.유가 변수가 더 걱정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증시는 전반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보인다. 전날 위헌 판결을 전후해 일시적 변동은 있었으나 종가기준 종합주가지수 하락폭이 0.96%에 불과했고 이날은 오전 11시 현재 825선을 회복하며 오히려 강보합세를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수도이전 수혜주로 급등세를 보였던 건설주들은 타격을 받아 전날거래소에서 3.46% 떨어진 건설업종지수는 이날에도 0.37% 정도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위헌 판정 이슈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증시는 중국 및 미국의 경기 상황과 유가 등에 좌우될 것으로내다보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헌재 결정과는 크게 상관없이 최근 단기적으로 증시가 많이 빠진 상태이므로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이슈의 단기적영향은 미미하고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정치권의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임 센터장은 이어 "향후 증시는 수급 호재가 사라진 상황에서 중국 및 미국 경기의 둔화 정도, 미국 대선 후 증시 불확실성 등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헌재 결정이 기업들의 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인 만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증시 동향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많지 않았다. 임 센터장은 "오늘 발표되는 3.4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9%대에서 8%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내 증시는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단 수급에 기댄 베어마켓 랠리는 끝난 것으로 판단되며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도 "지수가 크게 추가로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현재 유가나 IT경기 불안, 선진국 경기 하강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상태인만큼 당분간 지수는 800~900선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및 국내 경제 하강 속도, 정도 등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신호가확인돼야 비로소 증시는 900선 돌파를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채권시장 `아직은 태연'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위헌 결정에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1.80원 내린 1천141.10원으로 마감된뒤 이날 오전 11시 현재 1천141.10으로 보합에 머물고 있다. 외환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헌재의 위헌 결정은 심리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요인이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움직임과 상충되며 별다른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은 시장 참여자들이 행정수도와 관련해서는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 0.01% 포인트 내린연 3.55%로 마감됐으며 이날 오전에는 지표지권인 4-5가 0.02% 포인트가량 낮은 3.53%에 호가가 형성되는 등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헌재의 위헌 결정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높일 수 있어 시장에서는 다소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두드러진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준호 대투증권 경제분석부장은 "행정수도 이전은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재정을 투여하는 경제효과를 수반하게 되는데 위헌 결정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며 "경제 회생을 위한 정책 대안 하나가 사라져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며 중장기적인 금리 인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점에서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수 있으나 금리 수준이 워낙 낮은 상황이어서 당장 두드러진 자금 유입 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증권사 시각은 엇갈려 외국계 증권사들은 헌재의 위헌 결정에 대해 `정책 리스크'에 무게를 두는 의견과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한국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헌재의 위헌 선고 등을 거론하면서 정책 리스크가 우려된다며 주가지수가 750선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골드만삭스도 이날 헌재의 선고와 관련, 정책 리스크가 계속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시장의 상승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JP모건은 헌재의 선고로 정치적 불확실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한국의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여당에 오히려 좋은 변명거리를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 상장된 한국물들은 21일(현지 시각) ADR의 경우 신한지주가 1.61%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LG필립스LCD가 2%대 상승률을 보였고 한국전력, SK텔레콤, 국민은행, POSCO 등도 강세를 보였다. GDR의 경우는 삼성전자와 기업은행은 1% 이내 상승했으나 삼성SDI와 대우조선해양이 4%대 하락세를 보이며 등락이 엇갈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김준억.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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