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프라사업 러시” 큰 기대/특구정부 “총 16조원 투입” 뒷받침/제조·첨단산업도 집중육성 의지TAL어패럴사는 홍콩내 1천명의 종업원에 지난해 5억2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봉제회사다. 이 회사의 해리 N.S. 리 사장은 『홍콩내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너무 높다. 홍콩정부가 외국 근로자들을 더 많이 공급하고 중국인력의 유입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홍콩의 제조업은 높은 임금수준 때문에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때문에 지난 70년대말부터 중국의 광동성, 상해, 주해 등에 총 8백억달러이상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현재 홍콩은 봉제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제조업의 생산기반이 전혀없어 제조업 공동화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홍콩은 제조업회생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4월말 총 9만평규모의 홍콩과학기술단지조성 기공식에서 동건화 초대행정장관은 『고도 기술산업을 홍콩에 유치,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제조업의 비중을 늘려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동의 제조업육성 선언은 미국 MIT대학에 의뢰했던 홍콩의 공업발전전략에 바탕을 둔 것이다. 미 MIT대학은 홍콩이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 일정한 공업기반을 갖출 것과 함께 10여개의 세부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착공한 홍콩과학기술공업단지 조성공사가 오는 9월 일단락되면 홍콩특구정부는 첨단기술산업을 적극 유치, 홍콩판 「실리콘 밸리」로 만들 계획이다. 제조업 육성의지가 구체화되자 관련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초소형모터를 생산하는 조나단 일렉트로닉사의 패트릭 왕 슈 사장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초소형모터를 디자인할 수 있는 고급인력을 유럽이나 미국으로부터 스카웃할 계획』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제조업과는 반대로 수십년간 호황을 구가해온 건설 등 부동산개발산업은 홍콩반환 이후에도 상당기간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콩의 건설시장은 일본계 기업과 영국계 및 홍콩기업등 3두 경쟁체제다. 쟈딘 매디슨그룹, 허치슨그룹등 영국계 회사와 리카싱그룹, 신홍기 그룹 등은 80년대까지 홍콩내 개발사업으로 큰 부를 일궜다. 일본은 이미 10개 기업이 진출, 현지 건설시장의 25%인 2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고 있다. 오는 98년으로 1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첵랍콕 신공항 건설공사에서 27%를 수주, 현지 기업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이들 기업들은 홍콩반환이후 적어도 15년간은 홍콩특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구정부의 재정사인 도널드 창이 『홍콩은 앞으로 신시가지건설,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총 1천5백60억 홍콩달러(16조원가량)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고무된 분위기다.
홍콩특수는 무엇보다 주택부족난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6만7천명에 이어 앞으로도 매년 4만명이상 중국인의 유입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필리핀인들도 10만명에 달한다. 이민 인구와 취업인구증가에 따라 주택난이 심각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콩무역관 이성배 차장은 『방한칸의 월세가 40만∼50만원이며 침대단위로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택난을 설명했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22평의 경우 우리나라 돈으로 시가가 8억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특구정부는 신시가지건설등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한편 주택가격상승을 막기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