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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약이냐 독이냐
전작 유명세 홍보효과+탄탄한 원작 각본 작업 수월 '약'작품성과 흥행성 갖추고 원작 넘어야 하는 고민은 '독'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
무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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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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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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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명 작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리메이크.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영화가 다시 만들어지며 리메이크는 하나의 장르로 정착할 정도다. 하지만 리메이크의 성패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명작이 리메이크 된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대단한 화제를 모을 수 있다. 지난해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인 가 국내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을 기억하는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고(故) 김기영 감독의 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속이 알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각각 송승헌-주진모, 전도연-이정재 등이 캐스팅되며 무게감을 더했다. 하지만 두 작품은 희비쌍곡선을 그렸다.
추석을 겨냥해 지난 9월 개봉된 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전국 관객 155만명을 모으며 선전했지만 를 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로 보는 시선은 드물다. 당시 내한한 원작자 오우삼 감독은 "이 아닌 새로운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송해성 감독의 는 성공적이다"고 말했다. '성공'이라고 말했지만 와 을 별개의 영화로 보는 속내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평가는 "원작의 느낌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이었다.
반면 임상수 감독이 연출한 현대판 는 지난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국내에서도 228만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비록 영화제에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고른 사랑을 받았다.
전도연 윤여정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받았다. 두 사람은 각종 영화제의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으로 노미네이트되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과시했다.
지난 10월초 열린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또 한 편의 리메이크 영화가 공식 상영됐다. 배우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영화 (감독 김태용)가 그 주인공. 이 영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는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고 지난 10월 열린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예매시작 5초 만에 매진되는 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개봉일은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11월 25일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만추(늦은 가을)'라는 제목에 맞춰 늦가을에 개봉한다는 기존의 설명은 무색해졌다. 한 영화 관계자는 "저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봉이 연기됐다는 것은 흥행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의미다. 단순히 관객수로 영화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제 때 개봉을 못하거나 흥행이 저조하면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쳤다는 평가를 받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외화 중에서 어렵지 않게 리메이크작을 찾을 수 있다. 2001년 만들어진 독일 영화 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돼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2년 전 선보였던 스웨덴 영화 도 재해석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리메이크작을 두고 '양날의 칼'을 가졌다고 입을 모은다. 전작의 유명세에 기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탄탄한 원작을 갖춰 각본 작업도 한층 수월할 수 있다. 반면 리메이크될 만큼 뛰어난 원작을 뛰어 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수십 년 전 제작된 영화를 지금 본다면 다소 유치하고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해당 영화에 대한 향수를 가진 관객들은 좋은 기억이 훼손되길 원치 않는다. 리메이크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추는 동시에 원작과 달라야한다는 고민해야 한다. 때문에 리메이크작이 호평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수많은 제작자와 감독들이 리메이크에 도전하는 것은 원작을 기억하는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원작을 모르는 신규 관객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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