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나는 영업부장" 세일즈 외교 강조

중동순방 기자간담회, 국내 정치현안 언급 자제

중동 5개국을 순방중인 이해찬(李海瓚)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자신을 "영업부장"이라고 지칭하며 중동 순방의 초점이 '세일즈 외교'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마지막 방문국인 오만의 무스카트에서 가진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對) 중동 마케팅의 지원역할을 자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이번 순방에 나선 것도 기업이 가야 한다고 해서 왔다"고 밝힌뒤 "국왕이나 총리회담때 우리 기업들이 잘하고 있다고 한마디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말했다. 특히 이 총리는 "순방전에 대통령께 세일즈 외교 하러 간다고 인사하러 갔더니'돈 많이 벌어오라'고 했다"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소개하기도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정세, 중동시장을 둘러싼 국가간 각축전을 염두에 둔 듯이 총리는 "이번 방문이 전체적으로 6개월 정도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소회를 피력하며 "그래도 지금도 늦은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순방에 적극적 의미를부여했다. 이 총리는 "중동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재생산 구조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중동의 오일 달러에 우리의 맨파워와 기술을 매칭시키는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 향후 한-중동 경제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 총리는 또한 "LNG(액화천연가스)선, 담수화 플랜트, 전력생산, IT(정보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중동에는 사업할 게 많다"면서 "이라크가 재건과정에들어가면 큰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리의 이런 진단은 중동 지역의 원유(源油)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다지면서도, 최근 일방적인 원유수출 의존을 벗어나 탈(脫) 석유정책을 펼치는 중동 국가들과 비(非) 석유 분야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서울로 돌아가면 중동문제를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대(對) 중동협력추진단'을 만들어 중동 진출 확대의 새로운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제 2의 중동붐' 조성에 노력할 뜻임을 피력했다. 이 총리는 이와 함께 "중동은 세자나 세제가 왕위를 이어가는 왕실국가라서 사람이 교체되지 않는 만큼 우리도 중동 왕실과의 관계에 있어 민간을 중심으로 하고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며 중동 '왕실 외교'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2시간에 걸친 만찬을 겸한 간담회동안 시종 '세일즈 외교'를 역설하면서도, 국내 정치현안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조선, 동아일보를 강도높게 비판,파장을 일으켰던 지난해 10월 독일방문시 기자간담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중동순방을 수행한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박근혜 이명박씨가 대통령돼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는 언급이나 '총리 이상 역할 수행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얘기하면 중동 순방얘기는 아예 없어진다"며 말을 가렸다. 다만 노 대통령이 최근 이 총리와의 관계를 '천생연분'이라고 표현한데 대해 "대통령과 나는 살아온게 비슷하다"며 "노동위 3총사 할 때는 굉장했고..."라며 짤막하게 느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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