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학당 역사박물관' 개관 앞둔 김종헌 관장

"우리 근대화 제대로 알수있는 계기 됐으면…"


“역사박물관이 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서울 정동 배재학당 동관을 재단장해 오는 24일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개관을 앞둔 김종헌(사진)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장은 21일 “우리가 서구문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시민들이 우리 근대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바뀔 배재학당 동관은 지난 1916년 완공돼 서울시 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배재학당 재단이사회는 2001년 동관을 박물관으로 바꾸겠다고 결정했다. 김 관장은 “시민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근대화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구한 건물을 의미 있게 보존하자는 차원에서 재단이사회에서 그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역사적 건물은 2004년 초까지 일부를 임대사무실로 썼으나 이후 3년간 보수공사와 박물관 설립을 위한 설계에 들어가 최근 공사를 마무리했다. 김 관장은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을 통해 근대가 어떻했는지에 대한 일종의 ‘근대적 상상력’을 시민들에게 불어넣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대라는 것이 너무 일본 중심으로 돼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자생적인 근대도 있었습니다. 러시아와 영국ㆍ프랑스ㆍ미국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나름의 독특함이 형성됐습니다. 특히 배재학당이 내세운 글로벌 교육과 전인 교육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진보적입니다. 일본의 침략을 받지 않고 그 같은 여건 속에서 민주적인 교육이 계속됐다면 한국의 근대화는 더 빨리 이뤄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물관은 당시를 떠올릴 수 있는 많은 물건을 전시한다. 1925년 발간된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집을 비롯해 주시경의 친필 이력서, 소설가 나도향,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품 등 가지각색이다. 여기에 배재학당의 설립자인 헨리 아펜젤러 선교사의 여러 가지 유품이나 배재학당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전시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개관식에는 아펜젤러의 유족 46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박물관을 창조적 에너지가 분출하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관장은 또 “근대를 바라볼 때 정치사나 사건 중심, 혹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그 실체가 어떠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박물관에 전시된 유품이나 유물을 보면서 그런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러기 위해 좋은 작품들이 전시될 수 있도록 우리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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