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오피스텔制' 毒일까 藥일까

사업비 부담·규제늘어 건설업계엔 득보다 실
기존 오피스텔 용도 재지정땐 거래시장도 위축 가능성 높아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 강화가 현실화되면 틈새시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건설업계의 오피스텔 사업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ㆍ업무용 오피스텔에 별도 법 규정을 적용하면 주거용 시설을 강화할 수는 있겠지만 규제 강화와 사업비 부담 증가로 득보다는 실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로서는 일단 사업비 증가가 가장 큰 부담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사업지 일부를 학교용지로 기부채납하거나 부담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사업성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전용면적률이 80~90%에 이르는 아파트와 달리 50~60% 안팎인 전용면적률을 감안하면 주거형 오피스텔의 상품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거용 오피스텔 제도 도입은 사실상 아파트처럼 분양권 전매를 규제하고 주택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라며 “제도가 시행되면 바닥난방 허용으로 활성화될 수 있었던 오피스텔 사업이 위축돼 공급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청렴위는 신규는 물론 기존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거쳐 주거ㆍ업무용도를 재지정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오피스텔 거래시장의 위축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 A공인 관계자는 “인기주상복합 오피스텔조차 웃돈이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며 “주거용으로 인정되면 세부담이 커지고 분양권 거래도 금지될텐데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청렴위의 이 같은 방안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에 걸쳐 25만실에 이르는 기존 오피스텔의 실질적인 용도를 일일이 재지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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