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우량기업들은 위기에서 벗어났을 때 이전보다 더욱 강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중 하나가 보다 효율화한 마케팅이다.싱가포르의 오차드 그룹에서 이사로 있는 켄트 워팀은 15일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지에 『경제위기속에서 아시아 기업들이 돈을 마구 써대는 「고릴라」 마케팅 전략에서 제한된 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릴라」전략으로 바꾸는 공격성을 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 규모에 의존하기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마케팅의 효율성이 위기과정에서 몸에 배게 된다는 것이다. 마케팅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게릴라 마케팅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게릴라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서는 안된다. 워팀 이사는 먼저 특정 매체에 광고를 어느 정도해야 소비자가 반응하는지, 그 반응점인 역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금을 분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릴라 마케팅의 첫번째 행동강령은 마케팅 예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매체는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체로 자금을 돌리는 일이다.
자신의 역량이 모자란다면 다른 회사의 재원을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경쟁관계에 있지 않은 기업들과 손을 잡음으로써 마케팅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단기적인 제휴라야 하며 합작 같은 장기적인 전략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사 상품들끼리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끼워팔기, 교환판매, 공동전시, 보상판매 등의 전략은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주요 거점을 장악하는 것도 게릴라 마케팅의 핵심 작업중 하나다. 게릴라는 도시를 테러하려 할 때 지하철, 주요 도로, 운동장이나 공연장, 주차장 등 시민이 많이 결집하는 장소를 택한다. 게릴라 마케팅도 마찬가지. 이런 거점에 상품의 샘플이나 선전물 등을 집중 살포하면 효과는 금방이다.
샘플 제공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소득이 줄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더더욱 공짜를 좋아하게 된다. 이런 심리를 이용, 신제품 홍보 차원에서 샘플을 살포하면 좋다. 샘플을 만져보고 시험해 보면서 사람들은 신제품을 편하게 느끼게 된다.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블로프 박사의 실험에서도 드러났듯 조건반사의 핵심은 보상이다.
워팀 이사는 이밖에도 위기상황에서는 작게 생각하고 고정관념을 깨는 마케팅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찾는 일도 게릴라 마케팅의 전략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