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화학·기계 등 中 관련주'전인대 쇼크'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국내 증시에서 중국 관련주들이 대거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철강, 화학, 기계 등 중국 경기 관련주들에 당분간 여파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음식료, 화장품 등 중국 내수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70포인트(0.78%) 하락한 2,000.36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000포인트가 무너지기도 했지만 막판 매수세가 몰리며 낙폭이 줄었다. 개인은 2,9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33억원, 1,10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날 철강ㆍ금속(-2.40%), 기계(-1.63%) 등 중국 경기와 관련된 업종들의 낙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포스코(-3.08%)와 두산인프라코어(-4.63%)가 크게 하락했고 동국제강(-2.37%), 현대제철(-1.79%), LG화학(-0.65%) 등도 약세를 보였다.

중국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인 것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전날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5%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성장률(9.2%)보다도 크게 하락한 것이다. 재정적자 규모도 기존 9,000억위안에서 8,000억위안으로 낮춰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목표치를 무리하게 잡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7.5% 수준은 공격적 경기 부양보다는 안정성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발표 내용이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정책 모멘텀이 약화된 만큼 당분간 중국 경기관련주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9일 선물ㆍ옵션 동시 마감일 등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정책의지가 약화된 상황이어서 중국 관련주는 실물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이게 됐다”며 “4월 이후 물가변동률과 구매관리자지수(PMI), 수출지표 등을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소비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수출과 투자 중심이었던 경제 성장을 내수 증대로 일부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실질임금 증가와 보장성 주택 추가건설, 국민 복지지출 확대 등 내수 증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난해 전인대 기간에도 화장품, 내수 소비재 등 소비관련주들이 코스피지수에 비해 8.6% 초과 상승하는 등 소비주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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