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생산라인을 풀 가동해도 밀려드는 물량을 대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에 있는 트렉스타 본사 공장. 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이 곳에서는 본격적인 아웃도어 시즌을 맞아 세계 각지로 수출 될 아웃도어신발을 생산하느라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권동칠 트렉스타 사장은 "트렉스타 자체 브랜드로 수출되는 지역이 60여개 나라에 달한다" 며 "올해는 아웃도어 시장 활황에 힘입어 트레킹화 부문 세계 톱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의 신발산업이 아웃도어 열풍을 타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사양산업으로 홀대를 받았지만, 아웃도어 열풍과 첨단 기술력을 앞세운 고품질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신발산업은 국내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신발메카다. 부산의 신발산업은 주요 기업들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신발생산의 36%를 차지했다. 매출 규모로는 7,700억원에 달한다. 부산의 신발업체수는 전국 531개 가운데 45%인 239개가 몰려 있다. 신발업계 종사자도 5,800여명으로 전국(1만2,000여명)의 47%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해 부산지역 신발 수출액(2억4,000만달러)은 전국(5억2,000만달러)의 51%를 넘어섰다.
트렉스타의 경우도 올해 수출 500억원을 포함, 총 2,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 해 수출액은 4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100억원을 더 늘려 잡은 것이다. 트렉스타는 해외에서 트레킹화 '코브라' 시리즈가 히트를 치면서 추가 수출 물량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군에 납품중인 첨단군화의 경우 스웨덴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도 수출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최대 신발업체인 화승은 자체 워킹화 브랜드 '머렐'의 판매호조로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550억원에 비해 2배 급증한 수치다. 특히 화승은 아디다스·리복 등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문 폭주로 올해 총 매출액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동호 화승그룹 전무는 "올해 해외 OEM 생산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연 160만족 규모에서 250만족 규모로 늘렸다" 며 "이는 해외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서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신발산업이 부흥기를 맞고 있는 것은 최근 아웃도어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데다, 첨단기술력을 바탕으로 신발의 고품질화에 성공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시는 지난 2005년부터 신발명품화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업체의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하고, 해외 시장개척에도 함께 나섰다. 한때 사양산업으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신발사업을 부산시가 적극 지원하고 민간도 고품질 개발에 사력을 다하면서 10여년만에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단계에 까지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산신발사업진흥센터 관계자는 "부산 신발산업은 지난 90년대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에도 불구하고, 신발관련 부품소재 제조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확실한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