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명품차 대열서 낙오… 렉서스의 굴욕

리콜 늑장 대응으로 소비자 신뢰 잃어
작년 3,800대 판매 그쳐 실적 곤두박질
"당분간 벤츠·BMW·아우디 3강구도 지속"


국내 수입 명품차 시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실히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를 거듭할 수록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투톱'을 형성한 가운데 과거 시장을 주도했던 도요타의 렉서스는 판매량이 크게 뒤처지며 경쟁대열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습이다. 한편 아우디는 상승세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확실한 3위 자리로 올라섰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10만대 시대가 예고된 가운데 이른바 명품차 시장의 변화가 주목 받고 있다. 벤츠와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렉서스는 추락을 거듭해 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이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지난해 1만6,798대를 판매해 1만6,115대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형성된 20여년 동안 단일 브랜드가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넘긴 사례(2008년 혼다코리아 약 1만2,000 대 판매가 유일)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업체가 지난해 수입차 시장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지난 2001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후 '한국인 감성에 맞는 명품차'로 승승장구했던 렉서스는 지난해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며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 대열에서는 낙오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렉서스는 출범 이듬해인 2002년 2,968대를 판매해 벤츠코리아를 제친 후 2004년 5,362대로 5,000대 고지를 돌파했고 2006년에는 6,581대 판매로 BMW코리아까지 누르며 정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렉서스의 판매량은 2007년 7,520대로 절정을 이룬 후 2009년 5,053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3,857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렉서스의 경우 신차가 없는 것도 판매량 하락의 요인이지만 지난해 리콜 사태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결정적인 타격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리콜사태에 대한 한국토요타의 어설펐던 대응 탓에 '품질신화'는 물론 탁월했던 마케팅 능력까지 실추되면서 실적 하락폭이 커졌다. 결국 한국토요타는 그나마 판매량이 유지되는 캠리 등 도요타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들어서는 렉서스 LS 모델에 대해 500만원 할인, '6년ㆍ15만Km 보증' 등 파격적인 판매조건을 내걸었지만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건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렉서스'를 다시 명품차로 인식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당분간 프리미엄 시장은 벤츠와 BMW, 여기에 탄력을 받은 아우디 등 3강 구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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