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실시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코라손 아키노 전(前)대통령의 아들인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50ㆍ자유당) 상원의원이 당선됐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전 대선 중간개표 결과 아키노 상원의원이 40%를 웃도는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조지프 에스트라다(73ㆍ국민의 힘) 전 대통령과 마누엘 비야르(61ㆍ국민당) 상원의원이 각각 2위와 3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현지 TV 방송인 GMA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현재 79%의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아키노 상원의원이 1,223만여표를 얻어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775만여표)과 비야르 상원의원(433만여표)을 압도했다.
아키노 상원의원이 필리핀 제 15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세계 정치사에서 '모자(母子) 대통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고(故)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 전 상원의원과 아키노 전 대통령 사이에서 태어난 아키노 상원의원은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던 평범한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대장암으로 타계한 아키노 전 대통령 추모 바람을 타고 유력한 대선 후보로 급부상, 마침내 대권 고지에 오르게 됐다.
한편 부통령 선거에서는 자유당의 마누엘 마르 로하스 후보 대신 아스트라다 전 대통령과 제휴한 비나이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다.
아키노 상원의원의 승리는 부패하고 무능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정부에 대한 필리핀 국민의 심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