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이 이틀째 종합주가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움직임을 보이자 매수세가 중저가대형주를 중심으로 순환될 조짐을 보였다.
20일 개장초 미국증시 폭락의 여파로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11.74포인트 떨어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닷새째 지수방어에 나선 덕분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개인 투자자들은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적은 5,000원 미만 저가대형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 지수 방어에 성공했다.
거래량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은 개장초에는 전일보다 95원이 하락한 2,515원에 출발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에 힘입어 전일보다 160원(6.13%) 오른 2,770원에 마감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개장 초에는 미국 반도체 급락의 여파로 전일보다 240원 하락한 3,150원까지 급락했지만 꾸준한 대기매수세 힘입어 종가는 전일보다 50원(1.47%) 상승한 3,440원을 기록했다.
또 반도체 관련주 가운데 유통물량이 많은 신성이엔지, 미래산업도 각각 5.99%, 2.63% 오름세를 타며 개인투자자의 매수타깃으로 떠올랐다. 인터넷 관련주인 한솔CSN도 활발한 거래속에 전일보다 10.53% 상승했다. 액면가들 밑돌고 있는 한화석화도 2.97% 올랐다.
전문가들은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프로그램 매물압박을 받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종목 찾기의 결과로 풀이했다. 특히 외국인 매물과 프로그램 매물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의 주역으로 떠오르자 중저가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했다. 또 이들 종목의 경우 데이트레이더(단기 투자자)들의 관심종목이라는 점도 이 같은 순환매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줄어들 때까지는 이처럼 중저가대형주로의 관심분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고객예탁금 충전이 지연돼 개인매수 여력이 약화될 경우 이들 종목의 시장 주도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