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회사에는 1시간 넘게 지각했어요."
"얼마 전 지하철 1호선 전동차가 말썽을 일으키더니 이제 4호선에 문제가 생겼네요.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전조가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건 아닌지 걱정스럽네요."
3일 출근시간대에 서울 지하철 4호선 차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출근대란이 벌어졌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지하철 사고가 일어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코레일 측은 경영진이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재발방지를 막겠다고 밝혔지만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지하철 사고는 출근시간대에 일어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오전5시12분께 한성대입구역에서 시흥 차량기지로 향하던 지하철 4호선 회송열차가 숙대입구역과 삼각지역 사이에서 선로를 이탈했다. 승객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하철 4호선 서울역~사당 구간 하행선의 운행이 중단됐고 상행선은 20~30분 간격으로 지연 운행됐다. 사고 현장은 5시간 만에 복구돼 정상적으로 운행됐지만 이미 직장인과 학생들의 무더기 지각 사태가 벌어진 뒤였다.
서울 지하철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날 지하철 사고는 최근 일주일 동안 네번째이고 한달 사이에 다섯번째다. 전날에는 오전7시50분께 지하철 2호선 열차가 자동운전장치 이상으로 선릉역에서 갑자기 멈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일에는 지하철 1호선 서울역~구로역 구간에 전기공급이 끊겨 코레일 소속 수원·인천행 열차들이 지연 운행됐다. 또 지난달 30일 오후에는 지하철 1호선 열차가 전기공급 이상으로 멈춰 섰고 이 열차를 견인해 차량기지로 들어가던 열차도 시청역에서 고장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직장인 김승숙(36)씨는 "출근시간대에 콩나물시루처럼 북적이는 전차가 탈선했다고 상상하면 끔찍하다"며 "최근 지하철 사고가 잇달아 나면서 지하철 타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또 지하철 고장이냐" "거의 하루에 한 번꼴로 사고가 나는구나" 등 시민들의 불만섞인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코레일 측은 경영진이 비상대책회의를 준비 중이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지하철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장비를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레일은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어 시스템과 장비교체가 원활하지 않다. 또 인력 재교육도 주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장경우 한양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하철은 1만여개의 복잡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데 그 가운데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멈춰 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승객 안전과 관련된 장비·시스템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