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서 소외지역 초등생 숙박체험

창덕궁 낙선재, 일반인 숙박 체험으로 첫 허용

창덕궁 낙선재가 20여년만에 사람을 맞는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산촌ㆍ도서지역 등 문화 소외지역 어린이들을 초청해 궁궐 문화체험 및 숙박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궁궐에서 숙박체험을 허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5~16일, 29~30일 2차에 걸쳐 총 44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이 진행된다. 창덕궁 낙선재에서의 숙박체험을 중심으로 경복궁, 고궁박물관, 조선왕릉전시관(태릉) 관람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조선의 왕세자 체험’을 테마로 궁중예절과 의식주 등의 교육이 진행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은 1405년 경복궁의 동쪽에 지어져 임금의 주 거처로 이용된 궁궐이다. 그 중 창덕궁 동쪽에 위치한 낙선재(樂善齋)는 헌종이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곳이다. 상중(喪中)의 왕후들이 머무르던 곳이라 화려한 단청도 하지 않았다고 전해지며 소박한 아름다움이 일품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이 말년을 보낸 곳이며, 1989년 사망한 그의 부인 이방자 여사가 낙선재에서 살았던 마지막 왕족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궁궐 숙박체험을 통해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호의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부터 창덕궁 숙박체험을 월 1회 이상 정례화하는 한편 공공기관ㆍ기업 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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