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치닫는 개성공단

식자재·연료·생필품 바닥
인력 완전 철수업체도 나와
정부는 정상화카드 없어 고심

개성공단 공장가동이 이틀째 중단되며 잠정폐쇄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정상화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측에 내놓을 카드가 달리 없어 고심 중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안타깝게도 개성공단 조업중단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북한은 입장이나 태도를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측에 알려오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중국 측에 넘길 수 있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그 부분에 대해 사실확인을 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은 어떤 경우에도 보호를 받아야 하며 우리 정부도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 간에는 이미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를 포함해 우리 국민의 재산이 보호될 수 있는 합의는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성공단 123개 업체들은 가동이 완전 중단된 상태다.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중국인 및 우리 측 인원 115명이 이날 귀환했으며 이에 따라 292명의 우리 측 인원이 현재 개성공단에 남아 있다. 전체 5만3,000여명의 북한 근로자 가운데 200명 내외의 경비직 근로자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나와 있는 8명가량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만 이날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남은 우리 근로자의 안전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성공단에) 잔류인원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어제 국무회의에서도 외교부ㆍ안전행정부ㆍ중소기업청 등과 안전조치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 근로자 실직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미리 챙겨서 준비해놓겠다"고 밝히며 준비 방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개성공단의 상태는 폐쇄를 고려할 만큼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통행제한 조치로 3일부터 물품반입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식자재ㆍ연료ㆍ생필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에 근무하고 있는 한 근로자는 "식자재는 2∼3일 정도 분량만 남아 있고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스도 거의 떨어졌으며 전기장판으로 보온을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개성공단에는 무장한 경비원 외에 북측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관련 인력을 완전 철수하는 업체도 나오는 등 개성공단 정상화는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잠정폐쇄한 것은 그만큼 우리 측을 급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라며 "우리 정부나 정치인들이 북한이 '출구전략'을 준비할 수 있도록 특별대사단 등을 꾸려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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