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 `법정심리` 강화

법정심리를 통해 모든 실체적 진실과 죄의 경중을 밝히는 `법정중심주의`를 골자로 하는 형사재판제도 개혁안이 마련됐다. 대법원은 23일 올해 사법부 중심 사업인 형사재판제도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피고인과 증인이 법정에서 하고 싶은 말과 증언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관이 법정심리 내용에 근거, 유ㆍ무죄와 양형을 결정하는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된다. 기존의 형사재판은 신문조서 등 검찰 수사기록 위주로 진행돼왔다. 대법원은 또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 법정에서처럼 자백여부ㆍ범행동기ㆍ방법ㆍ정상참작사유 등을 피고인이 직접 진술토록 해 쟁점과 변소내용이 제대로 파악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그 동안 피고인이 검사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만 답하는 재판방식은 사라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를 위해 지난달 법관 정기인사를 통해 전국 고법과 지법, 서울지법 산하지원의 형사재판부 수를 173개에서 213개로 23% 늘렸다. 재판부(합의부)당 월평균 사건수도 64건에서 45건으로 줄였다. 또 충분한 법정심리시간 확보를 위해 정규 공판기일을 종전의 주 1회에서 2회로, 사건당 평균심리시간도 합의부의 경우 평균 21분에서 55분으로 두 배 이상 늘렸으며, 법정수도 더 많이 확보키로 했다. 대법원은 또 불구속재판 원칙 실현을 위해 영장심사의 엄격성을 유지ㆍ강화하고 `기소전 보석제도`의 활용을 통해 불구속재판 원칙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일부 법원에서 시범 실시돼 좋은 효과가 나타난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선택제도를 전국 법원으로 확대 실시키로 했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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