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이틀 연속 가진 4자 회담에서 새해 예산안과 연계된 양특(특별검사 임명과 국정원 개혁 특위)을 놓고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출구전략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선(先) 특위 후(後) 특검'의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여야가 이날 회담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린 부분은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의 문제다.
민주당의 기류는 특검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지만 특위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
새누리당은 특위 위원장을 여당 의원이 담당해야 특위에 입법권 부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특위 위원장을 민주당 소속 의원이 맡아야 제대로 된 특위 활동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요구에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담당할 경우 특위에 입법권 부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해 이날 회담은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여야 모두 국정원 개혁 특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 치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린 것이다.
특검 도입을 놓고도 여야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민주당이 줄기차게 주장한 특검 도입을 새누리당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맞서면서 표면적으로 양특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특검을 예산안과 분리해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특검 논의가 이뤄져야 새해 예산안 심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인 셈이다.
정치개혁 특위 구성도 마찬가지다. 정치개혁 특위 위원장을 놓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민주당 역시 정치 개혁을 위한 특위인 만큼 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정치 개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여야는 정치개혁 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면서 국정원 개혁 특위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속셈이다.
이처럼 여야가 4자 회담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지만 여야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오히려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는 빅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의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에 앞서 따로 만나 새누리당이 내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맞춰보았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예산안심의에 참여한다는 전제하에 특위를 가동하고 특위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때 가서 특검을 논의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같은 관측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특검에 대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으로서도 양보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며 "지난해에도 12월 중순에야 예산안 심의 작업에 착수한 만큼 새누리당의 전략에 말려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