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신는다, 심장이 뛴다

단거리 마라톤 등 유행처럼 번져… 러닝화 시장 급팽창
메쉬 소재·움직임 따라 모양 변화·쿠션에 '탄산 폼'…
더 가볍고 푹신하고 쾌적한 신기술 장착 제품 쏟아내

아디다스 ''에너지 부스트''

리복 ''지퀵 일렉트리파이''

푸마 ''모비움 라이드''

증권사에 다니는 김모(35)씨는 오는 10월 3일 서울 상암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한밤의 야광 파티 '일렉트릭 런'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매일 새벽 출근 전 잠수교 일대에서 러닝 연습을 한다. 야광 팔찌, 목걸이, 선글라스 등을 착용한 1만3,000여명 러너들이 도시의 밤을 색색으로 물들일 레이스 파티에 참석할 생각을 하니 힘이 절로 난다. 보험 상담사 이모(32)씨는 11월 9일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익스트림 스포츠 겸 육상 대회인 '어반애슬론'에 출전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부터 러닝까지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전세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러닝이 국내에도 확산되며 젊은 러닝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성이 부각돼 '불경기 스포츠'로 주목받으며 러닝화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2008년 2만 명 수준이던 10km 단축 마라톤 인구는 올해 10만 명으로 5배 증가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운동선수나 걸리는 햄스트링 부상이 일반인에게도 많이 생길 정도로 러닝족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러닝화 수요가 커지면서 스포츠 브랜드마다 신기술로 무장한 제품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아디다스는 이번 시즌 엔지니어드 스트레치 메쉬 소재의 갑피를 적용하고 혁신적인 쿠셔닝을 장착한 '에너지 부스트' 러닝화를 내놨다. 독일 바스프사와 협력해 움직일 때마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해 주는 수 천 개의 작은 캡슐이 내장돼 있으며, 발 중앙의 아치형 버팀대인 토션 시스템이 발 앞 뒤의 독립적인 움직임을 제공해 지면에 대한 적응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푸마는 '어답티브 러닝' 기술을 통해 지난해 선보인 모비움 엘리트를 2014 버전으로 개선했다. 종류는 '모비움 엘리트 스피드' '모비움 라이드' '모비움 나이트 캣' 등 3가지. 특히 모비움 엘리트 스피드는 최근 러너들에게 인기있는 미드풋 러닝(발 전체적으로 착지)과 움직임에 따라 확장과 축소가 나타나는 '윈들러스 섀시' 미드솔 시스템을 적용했다.

리복은 스포츠카 고속주행용 타이어에서 영감받은 '지퀵'을 업그레이드해 '지퀵 일렉트리파이'를 최근 출시했다. 타이어 표면을 연상하는 바닥구조에 일반 '에바 폼'이 아닌 가스가 더 주입된 '탄산 폼'을 중창에 사용해 기존 지퀵보다 더욱 부드러운 쿠셔닝과 가벼운 무게감, 향상된 반응력을 제공한다.

스포츠브랜드들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더불어 각종 마라톤 대회와 캠페인을 통해 러닝 붐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뉴발란스는 오는 10월 처음으로 '하프마라톤' 행사를 연다. 이에 앞서 매주 2회, 총 15회 전문 트레이너에게 체계적인 러닝을 배울 수 있는 '에너지런 시즌9' 프로그램을 마련, 추첨을 통해 선발된 450명에게 훈련을 시킨다. 나이키도 하반기 마라톤 대회를 준비 중이다. 푸마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의 브랜드 캠페인 '포에버 패스터(Forver Faster)'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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