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훨훨' 날았다

자통법 통과 가시화, 업종지수 9.52% 폭등
고객기반 튼튼한 대형 증권주 관심 가져야"
상반기 IPO부문 중소형 증권사 '약진' 눈길도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ㆍ이하 자통법)의 국회 통과가 가시화되면서 증권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자통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자통법 제정안은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며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1년6개월 후인 오는 2009년부터 자통법이 시행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증권주가 오랜만에 강세를 보였다.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364.70포인트(9.52%) 오른 4,195.17을 기록했다. 업종 구성 종목은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한 브릿지증권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대우ㆍ삼성ㆍ대신ㆍ교보ㆍ현대ㆍ부국 등이 8~10%대의 강세를 보였다. 정제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융자 위험으로 과도하게 빠졌던 주가가 자통법 통과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급등세를 연출했다”며 “여기에 대우증권ㆍ현대증권 등 인수합병(M&A) 이슈가 재부각된 점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자통법 통과가 가시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증권업 내에서도 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자통법이 통과되면 증권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 심해질 것”이라며 “영국ㆍ호주의 경우에도 규모가 작은 회사는 도태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고객기반이 튼튼한 증권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관투자가들은 대형 증권주의 매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종목을 살펴본 결과 증권주 가운데서 삼성증권을 1,148억원 순매수했고 그 뒤를 이어 우리투자증권(216억원), 현대증권(157억원), 미래에셋증권(149억원), 대신증권(115억원) 등이 차지했다. 정제영 애널리스트는 “위탁 매매는 단기 고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돼 대형 증권주 중에서도 수익구조가 다변화된 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미래에셋증권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상반기 동안 진행된 국내 기업의 기업공개(IPO)에서는 중소형 증권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CJ투자증권ㆍ서울증권ㆍ신흥증권ㆍ하나증권(현 HFG IB증권)이 국내 IPO 시장에서 새롭게 순위에 올랐다. 상반기에 IPO를 가장 많이 주관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거래총액이 5,140억원에 달해 전체 시장의 55.2%를 차지했다. 메릴린치가 1,730억원(18.6%)으로 뒤를 이었고 미래에셋증권은 690억원(7.5%)으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거래금액의 44.1%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던 대우증권은 올해 2.8%(260억원)에 그치며 6위로 떨어졌다. 원화표시 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5위를 기록했던 SK증권이 시장점유율 13.4%를 차지 하며 1위로 올라섰고 전년 1위였던 대우증권은 7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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