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구조조정 더 없다"

경기호전에 사업매각·외자유치 중단…되레 확장도지난해 역량 집중과 비수익 사업 정리 등을 내세우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던 중견기업들이 올들어 계획 종결을 선언하는 등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가 호전되면서 일부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했던 비주력 사업들에 대한 정리를 중단하고 오히려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선은 최근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던 농기계와 공조사업부분에 대한 구조조정을 사실상 철회했다. 무엇보다도 최근의 경기상황이 그렇게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고 두 사업부문 모두 올들어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어 굳이 사업 철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측 판단이다. 실제로 농기계와 공조사업은 올 5월말 현재 각각 470억, 240억원의 매출에 순익 24억, 14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고경영층이 요즘 간부회의 때 '구조조정은 더 이상 없다'고 거듭 말하고 있다"며 "사내에서도 더 이상 구조조정을 언급하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한솔그룹도 그 동안 그룹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솔개발에 대한 처리와 관련 소극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오크밸리의 종합리조트화를 위해 외자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굳이 무리를 해서까지 투자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최근 기존 협상 파트너와의 협의를 중단하고 새로운 파트너 물색에 나선 것이나 한솔개발에 대한 대규모 감자를 실시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협상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서두르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구조조정 대신 신규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대한전선이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는 최근 무주리조트를 1,470억원에 인수하고 종합리조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임을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경기호전으로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호전되면서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정리'보다는 '강화'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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