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산업 변화바람 거세다

시장개방 앞두고 4개국영銀 소매금융 업무 대폭강화
대기업 금융업 진출ㆍ중소銀은 외국회사와 합작도

오는 2006년 시장개방을 앞두고 중국 금융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4대 국영은행들이 소매금융업무를 강화하고, 주요 대기업이 금융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금융산업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입지가 좁아진 중소형 은행들은 외국계 회사와의 합작을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그동안 공상은행ㆍ중국은행ㆍ건설은행ㆍ농업은행 등 중국 4대 국영은행들은 정부의 산업육성전략에 따라 기업관련 영업에만 집중해왔으나 최근 개인고객들에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상위 2% 예금자가 전체 예금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행의 경우 주요 거점도시에 자산관리센터를 두고 6만달러 이상의 거액예금자를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영업을 시작했다. 가계대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01~2003년 사이 주택담보대출은 3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신용카드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의 규모는 각각 3배, 9배씩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내에 중국 4대은행들의 전체 수익 중 30% 이상이 소매금융 분야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대 국영은행들이 개인고객 쪽으로 영업전략을 다변화하자 중국 대기업들은 금융자회사를 설립하면서 금융업에 직접 진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금융감독당국은 상하이바오산철강 및 페트로차이나, 상하이자동차, 차이나내셔널시리얼즈 등에 금융업 면허를 발급했다. 현재 중국에는 수신 및 여신 업무, 투자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88개의 비은행 금융사가 설립돼 있으며 이들 금융사의 운용자산 규모는 총500억달러다. 이 같은 움직임이 대형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형 은행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상하이푸동개발은행ㆍ선전개발은행 등 2등급으로 분류되는 11개은행의 총부채는 4월말 현재 4조위앤에 달해 총자산 4조1,500억위앤에 육박하고, 무수익여신비율은 평균 7.12%에 달한다. 이들 은행은 외국계 자본과의 합작을 통해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선전개발은행은 뉴브리지캐피탈에 지분 18%를 12억위앤에 넘김으로써 중국 최초로 외국인이 대주주인 은행이 탄생했다. 씨티그룹은 상하이푸동개발은행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24%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통신은행의 20% 지분매입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는 최근 “조건을 갖춘 해외 전략투자자가 중국 은행업의 구조조정과 개혁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혀 외국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시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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