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주 순환상승 가능성

건설주가 주도주로 부상하며 주식시장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금리 인하 및 경기 부양 정책의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건설주는 대표적인 대중주라는 점에서 건설주에서 시작된 매기가 증권, 은행주 등 다른 대중주로 옮겨갈 경우 시장의 흐름은 더욱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에 따른 시중자금의 증시유입 가능성과 관련, 중장기적으로는 일정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지만 주식투자자금과 부동산 투자자금의 성격이 달라 단기적으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미 증시 하락세의 영향을 받아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장후반 오름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보다 1.03포인트 오른 619.11포인트에 마감, 직전 고점이자 중장기 추세선인 120일 이동평균선(618.4포인트)을 돌파했다. 지수가 120일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28일 714.54포인트로 당시 120일선이었던 708.75를 넘어선 이후 처음이며 이 같은 상승반전은 건설주가 주도했다. ◇건설주, 경기 부양의 수혜 기대감 확산=건설주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금리 및 경기 부양 관련 정책의 직접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건설업종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5.02%(2.93포인트)나 오르며 거래소시장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도 현대건설이 12.75%가 오르는 등 건설업종 내 주요 종목들이 대부분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 증시 약세 속에서도 지수가 막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건설주의 급등이 주된 역할을 했다. ◇지수 120일선 돌파의 선봉장=건설주의 이 같은 급등세에 힘입어 지수도 120일 이동평균선을 6개월 만에 상향 돌파했다. 120일 이동평균선 돌파는 중기 추세선이자 지난 4월 중순 직전 고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120일선을 지지할 경우 지난 3월 이후 지수가 갇혀있던 530~620선의 박스권 흐름을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디딤돌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관련 정책들이 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의 노무현 대통령 방미와 13일로 예정된 콜금리 인하와 20일께 논의를 시작돼 5월 말 국회 통과가 예상되는 추경 예산 편성책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주를 시작으로 증권주와 금융주 등 대중주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투기억제책에 따른 시중 자금 증시유입은 미미할 듯=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책에 따른 시중자금의 증시 자금유입은 단기적으로는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금의 성격이 달라 주식시장으로 쉽게 들어오기도 힘든 데다 부동산 시장 억제가 오히려 가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 부양책에 따른 건설주의 반등도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창근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강남권의 투기를 억제하며 그 대체수단으로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정부의 복안은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겠지만 인위적인 경기 부양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시장의 흐름에 관심둬야=그러나 현재 시장의 분위기를 미국 시장이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미국 시장의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 전쟁 이후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랠리가 나타나고 있는 미 나스닥시장의 흐름이 국내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기술적 분석가는 “국내 시장의 큰 흐름은 여전히 미국 시장의 흐름과 연동된 외국인 매매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시장이 기업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 국내 시장 역시 미국시장이 조정을 보일 경우 상승 탄력이 둔화되며 완만한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술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20일선을 돌파, 지수의 안정성은 한층 높아졌지만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단기적인 숨고르기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권혁준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도 “단기 숨고르기를 염두에 두되 신도시개발과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건설주 등 틈새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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