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회담] 부시父子 '닮은꼴'

北이슈…전방시찰…反美시위까지지난 89년과 92년 방한했던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에 이어 10년만에 방한한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방한활동 내용에서도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공통점이 적지 않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두번째 방한이 이뤄졌던 92년에도 북한 문제가 한미간의 주요 의제였다. 아들 부시 대통령의 방한에선 북한의 미사일 확산문제가 주요 이슈이지만 당시엔 북한 핵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다. 당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서명, 충실한 이행, 핵사찰 수용'을 강력히 촉구했고, 이번에는 아들이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다. 두 사람은 모두 전방 미군부대를 방문했다. 특히 아버지 부시는 걸프전 승리직후인 92년 캠프 케이시를 방문, 북한을 겨냥해 "우리 군대의 능력과 의지에 의문을 품는 자들은 사담 후세인이라는 한마디를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아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직후 방한했다. 부시 대통령 부자는 방한 때 모두 국내의 방한 반대시위를 접했다. 아버지 부시의 두번째 방한 때인 92년에는 쌀 개방 문제가 불거졌던 상황이어서 쌀 개방압력에 반발하는 전국적인 농민ㆍ학생단체들의 시위가 방한기간 내내 끊이지 않았고, 아들 부시는 이번에 악의 축 언급을 계기로 반미 시위를 접해야 했다. 부자 모두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내려 헬기로 이동했고, 숙소도 같았다. 아버지 부시 때 백악관 비서실차장이었던 앤드루 카드가 이번엔 비서실장으로 수행했다. 한편 아버지 부시는 92년 국회연설을 통해 국내의 과소비자제 운동을 비판하며 무역장벽 철폐와 시장개방을 요구했고, 당시 민주당 공동대표였던 김대중 대통령은 "농촌파탄을 초래하는 쌀 수입개방에 대해 사정을 참작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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