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석방' 아프간정부 특위 구성

내달 라마단 시작전 탈레반 죄수 석방할 지 관심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최근 한국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구성, 다각도의 해법을 검토 중이다. 특히 다음달 중순 시작되는 이슬람의 성월(聖月)이자 단식월인 라마단에 앞서 하미르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특별사면 형식으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석방의 제1조건으로 수감자 석방을 요구한 만큼 수감자가 풀려날 경우 남은 한국인 인질 19명의 석방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대통령궁의 하마이온 하미자다 대변인은 21일 밤(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한국인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해 최근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 특별위원회는 외무부ㆍ내무부, 정보기관인 국가안보부 등 3개 부처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 특별위원회에 국방부가 아닌 외무부가 포함된 데 대해 아프간 정부가 무력을 동원한 해법보다는 탈레반에 영향을 끼치는 파키스탄 등과 접촉, 외교적 수단으로 인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게 아프간 현지의 분석이다. 그는 이어 “한국은 아프간의 재건을 돕는 나라라는 측면에서 대통령은 한국인 인질의 미래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고 이를 빨리 해결하려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라며 “위원회가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특별위원회가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모색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 중이며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미자다 대변인은 이어 “이 ‘다른 방법’에 탈레반이 요구하는 ‘인질-수감자 교환안’은 절대 포함되지 않는다”며 “아프간에는 외국인이 많이 있고 교환안을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가 되고 결국 아프간을 도우러 온 이들 외국인이 위험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한국 정부로부터 경제개발 지원약속을 받아내고 카르자이 대통령의 라마단 특사자 명단에 법적인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재판절차 종료 수감자나 이슬람권에서 관례적으로 보호대상인 여성 수감자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의 검토 가능성이 현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아프간 정부는 그동안 라마단 특사를 통해 어리거나 늙은, 또는 5년 이상 장기복역했거나 아픈 탈레반 수감자를 여러 차례 석방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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