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가구박람회와 디자인위크가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처음으로 한국공예전이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부터 14일까지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에서 '한국공예의 법고창신(法古創新, Constancy & Change in Korean Traditional Craft 2013)'이라는 주제로 한국공예전을 연다고 1일 밝혔다. 이 기간 현지에서는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와 밀라노디자인위크가 개최된다.
한국공예전이 열리는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은 밀라노에서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 국제박람회 기간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장소로 첫손에 꼽히는 전시장이다. 한국관은 200㎡ 규모이며 도자, 금속, 목가구 등 전통 공예 7개 분야에서 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전시를 위해 지난해 12월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를 예술감독으로 한 기획위원회가 조직됐다.
손혜원 감독은 이날 와룡동 문체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전통의 가치는 그대로 살려가면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낸 한국전통공예작가 16분을 선정했다"며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한국의 급성장이 오래된 우리 문화의 힘에서 나온 것임을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도자공예 분야에서는 김익영 작가의 오각의변주, 권대섭 장인의 달항아리 등이 전시된다.
목공예 분야에서는 전통 기법으로 옻칠 콘솔을 만드는 장경춘 장인과 김상수 장인이 소개된다. 장경춘 장인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다가 손가락 한 마디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섬유공예 부문에서는 서영희 스타일리스트와 김인자 침선장 등이 만든 한복 설치작품이 출품된다. 한국의 고급 이부자리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강금성 작가의 작품도 전시된다.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김삼식 장인의 한지와 함께 이 한지로 제작한 김연진 작가의 작품은 지공예 분야에서 출품된다. 또 금속공예 분야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은입사 기능보유자인 홍정실 장인의 향로가 선보인다. 칠공예 부문에서도 서울시무형문화재 나전장 손대현 장인 등이 참여한다. 전시 디자인 전체 구성과 연출은 토리노 올림픽 도시경관 디자인을 기획한 이코 밀리오레가 맡았고, 전시평론은 저명한 디자인평론가인 크리스티나 모로치가 책임졌다.
한편 이번 전시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민간 업체 15곳이 후원한 가운데 대기업들은 후원 요청마저 묵살한 전해져 빈축을 사고 있다. 손 대표는 “정부가 지원하는 8억원으로는 전시관 운영 및 팸플렛 제작, 공예 장인들의 항공비와 체류비가 해결되지 않아 업체들에 후원 요청 서한을 보냈는데 코레일, 다이소, 동화약품, 을지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 15곳의 민간 및 공기업들이 1,000만~2,000만원까지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내왔다”며 “이렇게 의미 깊은 전시에는 삼성이나 LG,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각 그룹의 의사결정권 라인에 별도로 요청했지만 답신이 아예 없거나 정중히 거절하는 답변만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