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코스닥 상장을 마친 제노포커스의 청약결과는 놀라웠다. 24만주 모집에 2억8,962만주가 몰려 1,206.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만 1조5,929억원이 몰렸다. 초저금리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공모시장으로 쏠리고 있다는 증거다. 앞으로 코스닥 기업뿐 아니라 SK루브리컨츠·이노션, LIG넥스원 등 유가증권시장에 노크를 하는 대어급 기업들이 늘면서 하반기 공모주 쇼핑몰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입성하는 기업들은 스팩을 포함해 100여개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98개 기업 상장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IPO실적을 올린 이후 다시 찾아온 '큰장'이다. 공모규모만 4조원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공모금액 1,000억원 이상의 기업으로는 미래에셋생명과 SK D&D, 경보제약이 이달 공모에 나선다.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물량이 그만큼 많은 셈이다. 7월에는 현대차 계열의 이노션과 화장품업체인 토니모리는 IPO를 한다. 이어 SK루브리컨츠, LIG넥스원, 제주항공, 롯데정보통신 등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 중에는 지난 2일부터 이틀간 픽셀플러스가 공모청약을 마쳤고, 4일부터 5일까지 싸이맥스에 이어, 세미콘라이트(16~17일), 코아스템(17~18일) 등이 공모주 열기를 달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업종의 다양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휴대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기업들의 상장이 대다수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기술특례상장이 활성화되면서 바이오와 헬스 업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호 기술특례 상장을 마친 제노포커스를 포함해 안트로젠, 안국바이오진단, 나노바이오시스 등 20개 업체가 연내 상장을 추진중에 있다. 해외기업 상장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 IT기업인 PSI가 상장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코스닥 상장이 가시화 되고 있다.
또 중국 기업인 패션아트, 웨이나화장품, 통얼다케이블 등도 국내 증권사와 상장 주관계약 체결을 마쳤다. 레젤홈쇼핑과 골든체인 등 인도네시아 기업의 상장 채비도 마무리 국면이다.
코넥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되며 우량 코넥스 기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개 이상의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재 코넥스에 상장된 71개 종목 중 9개는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이 10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 상장을 고려하는 기업에 선투자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스몰캡팀장은 "예탁금으로 머물고 있는 자금이 공모주로 많이 몰리고 있다"며 "지난해 삼성SDS나 제일모직(028260)과 같은 대어로 쏠림 현상이 발생한 것과 달리 다양한 업종의 대어급 업체들의 잇따른 상장으로 IPO 시장 열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