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치닫는 中企 조달시장]<하> 싹쓸이 막을 해법은

소규모조합 입찰 참여 불법하청등 감시 필요
영세업체 위해 소액수의계약 대상 확대
참여범위 제한 '규모별 경쟁'도 고려할만


중소기업협동조합이 공공기관에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물품을 납품하는 제도가 올 연말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중소기업과 조합들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업체들은 공동납품 추진이나 바뀌는 제도 등에 대한 적응 등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불법하청 감시= 내년부터 직접생산 확인기준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조합들은 '품목별 직접생산확인기준'에서 정한 필수공정을 하청업체에 맡긴 업체를 적발해 행정제재를 받도록 적극적인 감시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중기청도 표본조사를 통해 원자재 사용ㆍ외주가공ㆍ물품거래 내역 등을 조사할 계획이지만, 업계의 협조 없이는 편법을 동원해 조달시장의 물을 흐리는 업체들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서 2위로 떨어진 업체가 낙찰자의 불법행위를 잡아내 이의신청,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 구매 공공기관과 낙찰자간의 계약이 무효화되고 자신이 계약업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감시활동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입찰 공동참여= (3,000만원 이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촉진법 시행령을 고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단체수의계약 폐지 이후 똘똘한 개별 중소기업이 조달시장을 싹쓸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중기청은 소규모 조합에 별도의 계약이행능력심사기준을 적용, 참여업체들의 납품비율에 따라 신용등급을 가중평균한 뒤 2점 정도 가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기청은 다만 독점성ㆍ경쟁제한성이 강한 전국 규모의 중소기업협동조합도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다. ◇소액수의계약ㆍ분리발주 활용= 정부는 국가계약법ㆍ지방계약법 등을 개정, 중소기업이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공공기관에 수의계약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품ㆍ용역ㆍ공사규모를 상향조정할 방침이다. 소액수의계약 대상 물품ㆍ용역은 3,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전기공사 등 특수공사는 5,000만원 이하에서 8,000만원 이하로, 일반건설공사는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각각 확대된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및 산하 공공기관ㆍ출자회사 등에 물품 등을 납품하려는 중소기업은 올 연말부터, 지자체와 지방 공기업ㆍ교육청 등에 납품하려는 중소기업은 내년 초부터 상향조정된 기준에 따라 소액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영세업체들이 판로 확보에 큰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지자체나 지방 공기업ㆍ교육청 등이 10억원 이상의 일반건설 공사나 1억원 이상의 전문건설공사 등을 발주할 경우 공사용 자재를 직접구매(분리발주)토록 할 방침이라는 점도 지방 중소기업에겐 유용한 기회다. ◇'규모별경쟁' 활용=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간에 규모의 편차가 클 경우 소기업ㆍ중기업의 입찰참여 범위를 제한하는 '규모별 경쟁입찰품목'으로 지정하는 것도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간 양극화를 최소화하는 방안 중 하나다. 중기청은 현재 배전반ㆍ사무용가구(금속) 등 9개 품목에 대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조합원 등 업계에서 별다른 이견없이 수긍할만한 합의를 도출하면 적용대상에 추가로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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