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대기업이 나서라

추석연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이맘때쯤 고향을 생각하게 된다. 다소 험하고 힘든 길이지만 생각만 해도 반가운 것이 고향 가는 길이다. 하지만 고향에 가고 싶어도 그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취업하지 못한 젊은이들이다. 사상최악의 `실업대란`이다. 특히 청년실업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하다. `졸업증명서가 실직증명서`라는 우스갯소리가 오가고, 대학을 졸업해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대학 5년생`들도 요즈음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청년실업률이 사상최고의 행진을 이어가면서 젊은이들의 절망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대를 유지했던 청년실업률이 경기급랭으로 연말에는 8%대로 치솟더니 올들어서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15~29세의 서울 청년실업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서울 지역 총생산의 2.0%에 해당하는 1조9,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반기에도 해결의 기미는 도무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채용정보업체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대기업 6곳 가운데 1곳은 신규채용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기침체→투자지연→실업률 상승→경기하강`의 악순환이 우리 경제의 고질병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경련ㆍ경총 등 경제단체들은 최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천명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4,3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상반기보다 4배나 많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3%나 증가한 규모다. 청년실업 해소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다른 대기업들도 이에 맞춰 채용을 늘려나가야 한다. 그 동안 따 먹은 경제적 과실을 사회에 환원하는 길을 고용확대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신규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다소 힘에 부칠 수는 있다. 하지만 대승적 견지에서 청년들의 실업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과거 세계대전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실업문제가 반드시 도사리고 있었다. 노는 젊은이가 늘고 있는 사회는 잠재적인 전쟁상태에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폭발 직전이다. 노사문제, 부동산 값 폭등 등 경제문제가 아무리 산적했다 해도 청년실업만큼 화급한 문제는 없다. 그들에게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기성세대와 기업을 하는 사람의 의무다. 특히 대기업들이 앞장서야 할 때다. <강창현(산업부차장)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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