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뿌리내리는 한국기업

삼성·현대차·LG 현지공장 세워 승부
무협·KOTRA는 바이어 연결 도우미로
미래나노텍 등 중기도 진출 잇따라

상레오폴두 유니시노스대 캠퍼스 내의 HT마이크론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형 중장비가 목재를 실어 나르고 있다. 뒤편에서는 인부들이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상레오폴두=임지훈기자

"전세계 반사지시장의 70% 이상을 석권한 3M이지만 브라질에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브라질이 '기회의 땅'이라는 얘기도 됩니다."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의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건축기자재 전시회의 미래나노텍 부스에서 만난 이재성 RS사업본부장은 "브라질에서는 월드컵ㆍ올림픽ㆍ엑스포 등을 앞두고 도로를 닦는 대형 공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비슷한 기술수준에 3M 제품 대비 20% 저렴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우리 회사의 도로표지판용 반사지는 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브라질시장 공략을 위해 미래나노텍은 본계약 이전에 제품을 인근 지역으로 들여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에서 배로 반사지를 브라질까지 운송하는 데 한달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 제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를 미리 파나마로 가져다 놓은 것이다. 중남미는 물류 운송기간이 길어 그 기간에도 바이어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중남미 지역에 총 8개의 고객접점 포인트를 만들 것"이라며 "우선 지난 2012년 중남미에서 총 12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에 뿌리를 내리려는 우리 기업들은 중소기업뿐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연산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준공, 현지맞춤형 차량을 생산해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현지에 휴대폰ㆍ백색가전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브라질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중남미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브라질에서 꾸준한 매출을 거두는 가운데 추가 사업기회를 찾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며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브라질 발레사와 함께 연산 3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짓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중남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한국무역협회ㆍKOTRA 등도 발로 뛰고 있다. 무협은 무역투자사절단을 꾸려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에 보내 시장을 노크하고 있고 KOTRA는 우리 중소기업들과 현지 바이어들을 연결하는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규모 전시회에 미래나노텍이 부스를 마련하게 된 것도 KOTRA 월드챔프육성사업의 작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브라질 등 중남미시장에서 유망한 사업 분야로 인프라 건설, 온라인게임 등 한류문화 콘텐츠, 자원개발 등을 꼽고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을 앞두고 상파울루 등 12개 도시에 친환경 경기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도입, 태양열발전소, 미디어센터 구축, 공항 인프라 확충 등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KOTRA 측 설명이다. 다만 복잡한 법규와 숙련공 부족 등은 현지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유재원 KOTRA 상파울루무역관장은 "브라질은 노무ㆍ세무 법규가 굉장히 복잡한데다 숙련공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면서 "높은 세금부담과 관료주의 역시 애로사항으로 꼽히는데 브라질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정보를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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