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곳 중 8곳 신용위험 정보 없어…‘깜깜이 투자’

국내 주식시장의 상장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신용등급 등 신용관련 위험도를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기업이 공시하는 단순한 사실 정보만으론 투 자관련 의사결정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NICE신용평가로부터 신용 평가를 받은 기업은 507개사였고 이중 상장사는 248개사였다.

이는 전체 상장기업 1,785개사의 13.89%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비율은 지난 2010년 1월 12.01%에서 2011년 1월 12.73%로 상승했고 작년 1월엔 13.22%로 높아지는 등 약간씩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조달하는 기업 중 80% 이상이 신용위험 관련 공시 정보가 없는 셈이다.

이는 무보증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때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유통하려 할 때 등에 한해 신용등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자금을 차입할 필요가 없거나, 차입이 필요해도 은행 등 간접 금융기관에서 차입할 땐 신용평가를 받지 않고 있다. 신용도가 낮아서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본조달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용평가를 받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다.

상장사 중에서 자본잠식이나 법정관리 등 부실이 발생해서 상장 폐지되는 업체의 비율은 약 3%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는 ‘BB’등급 회사채의 부도율과 비슷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 상장회사 수는 1,822개사였고 상장폐지 회사 수는 72개였는데 이중 합병, 펀드 청산에 의한 상장폐지를 제외하면 부실이 발생해 상장 폐지된 회사는 53개사로 전체의 2.91%를 차지했다.

더구나 최근 웅진, STX, 동양그룹 등 대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에게 상장사의 신용위험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 되고 있다.

일반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와 달리 상장기업들이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나 경영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용도와 관련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광호 NICE신용평가 평가연구실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상장사 관련 정보의 탐색과 분석, 감시를 전문적으로 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위험에 관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관련 정보들이 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이 금융투자회사나 상장사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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