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5~8월 가장 많아… 주의 요망

질병관리본부 “감염되더라도 일반 내과 치료 등으로 많은 환자 생존”

야생 진드기를 통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는 5~8월에 가장 많고, 농·임업인 종사자들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 내내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발생 동향' 보고서를 보면, 2009~2010년 중국 중동부·북부지역 6개성에서 나타난 원인 모를 고열과 혈소판 감소 증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2011년 처음 SFTS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후 2년 동안 중국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2,047명의 감염자 중 129명이 목숨을 잃어 치명률은 약 6% 수준으로 보고됐다.

일본은 올해 1월말 첫 환자를 확인하고 과거 사례에 대한 역추적 조사 결과까지 더해 지금까지 모두 17명의 환자(사망 9명)를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21일 역추적조사를 통해 작년 8월 사망자의 감염 사실이 처음 밝혀졌고, 6일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 사례는 모두 7명(사망 4명)이다.

이처럼 데이터가 풍부한 중국측 역학 조사에 따르면 SFTS 발생연령은 1~90세로,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환자 연령의 중앙값은 약 58세였다.

특히 계절별로는 작은소참진드기 등 야생 진드기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5~8월 사이 감염이 가장 빈발했다.

감염자의 직업적 특성을 살펴보면 문헌에 따라 80~97%가 농업 또는 임업 종사자였다. 감염자의 연령이 대체로 높은 것(중앙값 58세)도 고령층이 특별히 취약하다기보다 농·임업 종사자가 대부분 고령층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들의 연령대는 63~82세에 달하고, 대부분 야외 작업이 많은 농업 종사자였다.

SFTS 감염의 임상증상 특성으로는 환자 대부분에서 38~40도의 고열이 3~10일 동안 이어졌다. 구토·설사·식욕부진 등의 소화기 증상도 거의 모든 환자에서 관찰됐다. 혈소판 감소(95~100%), 백혈구 감소(86~99%) 증상도 공통적이었다.

이 밖에 림프절종창(33~75%), 점막이나 결막 충혈 등 출혈성 경향(49%)도 일부 보고됐다. 중환자는 근육 떨림(muscle tremor), 혼동(confusion) 등 신경계 증상도 확인됐다.

또 사망자만 따로 분석한 결과, 최초 증상이 나타나고 사망하기까지 기간의 중앙값이 9일 정도로, 대부분 2주 이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우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역학조사관은 “SFTS만을 위한 특별한 항바이러스제가 없지만, 만약 감염되더라도 일반적 내과 치료나 중환자 치료를 통해 많은 환자가 생존한다”며 “다만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예방차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앞으로 더욱 세분화한 진드기 서식 실태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예방수칙 적극 홍보에 앞장설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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