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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나로호 실패를 보고…
"거대 과학은 '하이 리스크' 길게보고 투자 더 늘려야"
성행경 기자 saint@sed.co.kr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과학기술위성2호를 목표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한 일을 계기로 우주개발 등 거대과학(Big Science)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나로호 발사 실패로 거대과학의 높은 장벽을 실감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투자확대를 통해 기초과학을 육성하고 신산업 창출 등 산업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긴 호흡으로 기초과학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거대과학은 막대한 자본과 인력 및 거대한 연구시설물을 필요로 하는 기초과학 분야로 우주개발, 지구관측, 극지ㆍ심해 탐사, 인간유전체 기능 분석, 핵융합, 입자가속기, 차세대 컴퓨팅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거대과학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연구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만큼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면서도 결과물은 확신할 수 없다. 실제 10년 이상을 투자하고도 뜻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거대과학에 대한 연구개발은 대부분 수익성을 추구하는 기업보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다.
특히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비해 경제규모가 작은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에 투자하기보다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거대과학 기술' 보고서에서 한국이 집중 투자해야 할 거대과학 분야로 ▦우주개발 ▦지구관측 ▦인간유전체 기능 분석 ▦핵융합 ▦입자가속기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이미 나로호와 핵융합실험로(KSTAR)를 내세워 거대과학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정부는 나로호에 이어 오는 2016년까지 한국형발사체(KSLV-Ⅱ)를 자력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를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발전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8년 3,000억원을 들여 핵융합실험로(KSTAR)를 만든 우리나라는 전세계 핵융합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2006년부터 EUㆍ미국ㆍ러시아 등 7개 나라가 참여해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도 참여하고 있다.
2011년에 만들어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돼 각종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놈 프로젝트'로 알려진 인간유전체 기능 분석에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거대과학은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명확한 목표를 갖고 협력해 연구할 수 있도록 대규모 인력과 자본이 집중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기초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 거대과학의 성과가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원자폭탄 개발이 원자력 발전과 방사광 가속기, 로켓발사 기술 등으로 이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이들 거대과학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확대를 통해 연구성과를 만들어내고 이를 신산업 창출로 연결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거대과학 분야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되려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 사용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원희 삼성연 수석연구원은 "거대과학 육성을 위해서는 시행착오나 실패에 대한 국민적 이해가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거대과학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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